한화, 영등포 '분산형 데이터센터' 건립 시동…브리지론 410억 조달
한화 건설부문이 수년간의 데이터센터 건립 실적을 바탕으로 분산형 데이터센터를 만든다. 데이터 요청 지역과 가까운 곳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빠른 전송과 최소한의 지연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엣지코어는 한국투자증권에서 410억원을 조달했다. 엣지코어는 서울 영등포에 분산형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현재 부지 조성 단계이며 한화는 시공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엣지코어는 금리 4.4%로 자금을 확보했다. 대출 만기는 오는 2025년 1월이다. 한화는 자금보충 확약을 통해 신용보강에 나섰다. PFV 주주 구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화도 출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토지 매입이 완료되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해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영등포 지역은 데이터 수요가 많은 여의도와 가깝기 때문에 분산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통신사가 자사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직접 센터를 구축했으나 최근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하려는 수요가 늘며 공유형 데이터센터가 점차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데이터 수요가 증가하며 데이터 요청 지역 인근에서 소규모 분산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며 쌓아온 실적을 기반으로 분산형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한화 외에 GS건설, 삼성물산, DL건설 등이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건설의 라이벌은 GS건설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향후에도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센터 공사를 수주하며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특수건축물로 전기, 방염 등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시공역량을 갖춘 사업자들에 발주가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한화는 높은 전력수요에 맞는 냉각 시스템 등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는 2004년 KT 강남IDC 수주를 시작으로 11개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삼성SDS의 동탄 데이터센터, 카카오의 안산 데이터센터 등도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했다. 현재는 경기 고양 삼송 지역에 이지스데이터센터, 경남 창원IDC를 시공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시공계획이나 PFV 지분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서 운영되는 중소형 규모의 분산형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