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모호하거나 거의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몸은 의외의 부위를 통해 조용히 경고를 보내고 있다. 바로 ‘발’이다. 많은 이들이 혈당과 발을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지만, 발은 말초혈관이 밀집해 있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의 말단이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들의 상당수가 처음 증상을 자각하게 되는 부위 역시 발이다. 다음은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는 발의 신호들로, 단순한 피로감이나 건조함으로 넘기기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1. 밤마다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저리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특별히 걷거나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저린 증상이 반복된다면, 말초신경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당뇨병 초기 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신경 섬유에 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보다는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 이상은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방치할 경우 점차 감각 자체가 둔해지거나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에 생긴 상처나 염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

2. 발가락 끝이 유난히 차거나 감각이 둔하다
당뇨병은 혈액순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혈관 내벽이 손상되면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말단부위부터 순환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발가락 끝이 항상 차고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면, 단순한 저체온증이 아니라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발끝으로 향하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상처 치유 속도도 늦어진다. 처음에는 추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혈관 내 미세손상이 누적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겨울철이나 실내에서 활동이 적을 때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감각 저하는 낙상의 원인이나 감염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피곤해서’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3. 발톱 주위에 염증이 자주 생기고 회복이 느리다
작은 신발 자극이나 손질로 인한 상처에도 발톱 주위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면 면역 기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혈류 공급이 줄어들면서 염증이 쉽게 생기고 회복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진균 감염이나 무좀에 자주 걸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발톱 자체가 두꺼워지고 색이 변하거나, 잘 부러지는 등의 변화도 혈당 이상과 연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발톱 건강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로 혈류 흐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염증이 반복되거나 한 쪽 발에만 지속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혈당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4. 발등이나 발목 부위에 알 수 없는 부종이 생긴다
특별히 다친 적이 없는데 발등이나 발목 부위가 부어오르고, 누르면 손자국이 남는 경우는 체내 수분 대사에 이상이 생긴 신호다. 당뇨병은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체액 조절이 어렵고 말초 부위에 수분이 몰리게 된다. 특히 오후나 저녁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종은 단순한 피로로 보일 수 있지만, 반복되거나 한쪽에만 나타나는 경우 혈관이나 림프계 이상, 또는 당뇨병성 신장병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발 부종과 함께 체중 증가나 소변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부종은 겉으로 드러나는 단서 중 하나이지만, 내부 장기의 이상을 가리키는 중요한 경고이기도 하다.

5. 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고 갈라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발바닥의 각질은 어느 정도는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지만, 그 두께가 지나치게 두껍고 갈라짐이 반복된다면 혈당 관리가 되지 않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피부의 수분 유지 능력이 저하되고, 혈액 공급이 떨어지면서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기 쉽다. 특히 뒤꿈치나 발바닥의 갈라진 부위에서 진물이 나거나 통증이 동반되면 피부 감염이 동반된 것이다.
피부의 회복력이 떨어지는 것은 단순한 건조증 때문이 아니라, 혈당 상승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와 조직 재생 지연에서 기인한다. 발바닥은 체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인 만큼 상처가 생기면 치유가 더딜 수밖에 없으며, 심한 경우 궤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작은 갈라짐이라도 지속되면 그 자체가 질병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