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preview] "9월보다 좋아졌다" 요르단 악몽 지운 홍명보호, 용인에서 '승점 6점짜리' 이라크도 잡는다!
[포포투=김아인]
요르단을 잡으며 아시안컵 설욕전을 마친 홍명보호가 용인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승점 6점짜리' 조 1위와 2위의 대결에서 단독 선두 굳히기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이라크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2승 1무(승점 7)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한국과 승점 동률인 이라크는 득실차에 밀려 2위에 위치해 있다.
한국은 캡틴 손흥민의 부재와 황희찬, 엄지성의 부상 악재 속에서도 요르단 원정에서 2-0으로 완승했다. 아시안컵 설욕전을 마친 한국은 3차 예선에서 2승 1무로 승점 7점을 따내며 B조 선두에 올랐던 요르단을 끌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이라크 역시 같은 날 팔레스타인에 승리를 얻으면서 한국과 승점 동률을 기록했지만, 득실차에서 밀려 2위에 위치했다.
이제 또 하나의 난적 이라크와 만난다. 이라크는 FIFA 랭킹 55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지만 최근 중동 팀들이 선전하면서 가볍게 보면 안 될 적수가 됐다. 한국은 이라크를 잡고 단독 선두를 굳혀야 남은 6경기를 좀 더 수월하게 치르면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이라크전을 하루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승점이 같은 팀과의 경기고 중요한 경기다. 강한 상대다. 어떤식으로든 결과 가져와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요르단전 마치고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여러 면에서 9월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 경기 남았고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내일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임시 주장 완장을 찬 김민재 역시 "홈에서 2위랑 하는 경기라 승점 6점짜리 경기다. 당연히 결과와 내용 둘 다 가져오면 좋겠지만 우선적으론 결과를 먼저 가져오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결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 이라크 잡으면 단독 선두 수성, 경계할 선수는?
이라크는 아시아에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다크호스들을 잇는 난적이다. 최근 A매치 성적도 준수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무너트리는 대반전으로 조별리그 전승으로 1위에 올라 16강으로 갔었다. 최근 6승 1무를 달리고 있고, 7경기에서 단 1실점만 하며 좋은 흐름에 놓여 있다.
핵심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은 한국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경계 대상 '1호'다. 189cm의 탄탄한 피지컬로 공중볼에 강점을 가진 후세인은 최근 A매치 9경기에서 12골을 넣고 있어 한국에 가장 위협이 될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골을 넣고 득점왕 경쟁을 펼쳤고, '잔디 먹방' 세리머니로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후세인 외에도 주의해야 할 선수들이 많다. 최근 이라크의 3연속 클린시트를 이끈 골키퍼 잘랄 하산, 세리에A 코모에서 뛰는 알리 자심 같은 유럽파도 조심해야 한다. 올 상반기 FC서울에 잠시 다녀간 센터백 레빈 술라카는 K리그에서 경험한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체코 무대에서 뛰는 독일 출신 메르차스 도스키는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재성과 이강인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을 막기 위해 잘 준비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 손흥민도, 황희찬도 없는 왼쪽 윙어, 젊은 자원 활약 이어갈까
이라크전을 앞두고 홍명보호 왼쪽 윙어는 누가 기회를 받을지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과 엄지성의 부상 공백을 대체할 자원으로 전북 현대에서 뛰는 이승우와 문선민을 발탁했다. 둘 모두 왼쪽 자리에서 공격에 날카로움을 더해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이승우는 무려 5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고, 문선민은 아시안컵 이후 8개월 만에 돌아왔다.
가장 유력한 선발 후보로는 배준호가 꼽힌다. 홍명보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엄지성마저 쓰러지자 배준호를 투입했다. 배준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짧은 출전 시간에도 오현규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고, 2선에서 번뜩이는 드리블과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 무리 없이 빈자리를 채웠다.
또다른 선택지로 이승우가 있다. 이승우는 지난 2019년 6월 이후 5년이 걸려서야 대표팀에 돌아왔다. A매치 통산 기록은 11경기이고 득점은 아직 없다. 수원FC에서 뛰던 그는 지난여름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올 시즌 K리그1 통산 기록은 26경기 11골 5도움이다. 이라크전은 국내에서 치러지는 만큼 K리그1에서 활약 중인 이승우가 왼쪽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린 선수들이나 그간 경험이 적었던 자원들의 활약이 이어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8개월 만에 대표팀에 온 오현규는 요르단전 교체 출전 후 2년 만의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최전방 주전 도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김민재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센터백 조유민은 A매치 8번째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후방에서 결정적인 패스까지 찔러주면서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오랜만에 돌아온 백승호와 A매치 경험이 없는 권혁규, 이한범 등에게 기회가 돌아올지도 주목할 수 있다.
# 또 하나의 변수, 잔디는 좋지만 낯선 용인 홈
홍명보호는 이번 2연전에서 유난히 다양한 변수를 맞이하고 있다. 대체불가한 캡틴 손흥민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하차했고, 황희찬, 엄지성까지 왼쪽 윙어 자원이 대거 이탈했다. 여기에 한국은 낯선 경기장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쉬운 경기력으로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최근 폭염과 행사 개최 여파로 크게 손상된 잔디 상태가 영향을 끼쳤고,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직접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잔디가 국내 최상급에 속하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전이 열리게 됐다. 지난 2018년 개장한 미르스타디움은 비교적 많은 경기가 치러지지 않아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잔디 상태를 보유한 경기장 중 하나에 속한다. 다만 남자 대표팀 A매치는 이번 이라크전이 최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대표팀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라운드 컨디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다행이 홍명보 감독은 미르스타디움의 상태에 대해 ”중동 잔디와는 조금 다르지만 내일 경기를 앞두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유럽에 있던 선수들은 여기 오면 원정 팀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는 거 같다. 적응 잘 하겠지만 경기에 있어 크게 지장 없는 거 같다”고 이라크전을 치르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교통 대란으로 인한 관중들의 불편은 다소 우려되지만, 대한축구협회와 용인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경기 전날까지도 변수는 또 있었다. 14일 공식 훈련 시작에 앞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훈련 전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훈련이 늦게 시작됐다. 원래 도핑 테스트는 불시에 진행되곤 하지만, 경기 전날, 훈련 시작 직전 도핑 테스트가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도핑으로 인해 훈련이 38분이 지연됐고, 뒤에 이어지는 저녁식사 등의 스케줄이 밀리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단의 경기 전 루틴에 차질이 생겨 경기력에 영향이 생길 점을 우려했다.
요르단전 승리로 분위기는 올라왔지만, 여전히 축구 팬들의 눈총은 따갑다.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의 시선이 아직 존재한다. 대표팀 중심을 잡아줄 손흥민이 부상 여파로 이번 소집에서 하차했고, 지난 9월 A매치는 합을 맞추기 부족한 시간과 국내 잔디 컨디션 문제도 있었다. 이번 이라크전은 국내 팬들 앞에서 홍명보 감독의 진정한 능력을 보여줘야 할 무대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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