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반등? ‘이재명’ 입증? ‘조국’ 존재감?…10‧16 재보선에 달린 네 남자의 명운

변문우 기자 2024. 10. 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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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막판까지 유세 집중…한동훈, 격전지 ‘부산 금정’서 이‧조 연합에 대항
‘전남 영광‧곡성’ 표심도 오리무중…민주‧혁신당 집안싸움에 진보당도 가세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여권 운명공동체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범야권 수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새로 떠오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명운이 달린 재보궐 선거 결과가 16일 밤 나올 예정이다. 여야가 맞대결을 펼치는 부산 금정구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또 민주당과 혁신당이 경쟁하는 전남 영광‧곡성군에도 정치권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네 사람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부산 금정' 사수해야 승전보 들고 '尹 독대' 가능

여야는 재보선 전날(15일)까지 모두 막바지 지원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동훈 대표와 조국 대표는 이날 각각 부산 금정구와 전남 영광‧곡성군으로 향해 지역민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 혐의 재판에 출석해 지원 유세에 직접 나서지는 못했다. 대신 이 대표는 직접 조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데 이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러분의 손으로 2차 정권 심판을 완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재보선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4명(▲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을 뽑는 만큼 중앙 정치에 끼칠 영향력은 적지만, 여야 수장들이 이번 선거에 건 투지는 상당하다. 조국 대표는 직접 호남 월세살이까지 자처하며 직접 선거를 도왔고, 여기에 맞서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 텃밭을 사수한다는 심정으로 중앙 당력을 총동원했다. 한동훈 대표도 부산 금정에서 민주‧혁신당 연합에 맞서기 위해 수차례 발걸음을 옮겼다.

먼저 한동훈 대표의 입장에선 부산 금정 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금정은 부산에서도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최근 당정 분위기를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명태균 게이트'와 맞물려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의료 위기' 장기화와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표출로 당정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보수 지지층의 이탈이 속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텃밭을 뺏긴다면, 한 대표는 지난 총선에 이어 또 '책임론'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이미 당내 친윤(親윤석열)계를 비롯한 반대파들은 한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며 호시탐탐 당내 기류를 바꿀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한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진다면 내주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도 그간 외쳐온 '대통령실 인적쇄신' 등 요구사항을 제대로 전달할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당정 관계에서의 입지가 약해지는 셈이다.

윤 대통령에게도 재보선 참패는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각종 주요 여론조사들에서 모두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부정평가는 60~70%대까지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을 야권에 뺏기는 것은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민주‧혁신당 연합은 '두 번째 정권심판론'을 키워드로 총선 데자뷔를 꿈꾸며 부산 금정 판세를 '박빙'으로 바꾸고 있는 모양새다.

'사법의 계절' 이재명 리더십에 영향…혁신당도 '존재감' 기로

반대로 전남 영광·곡성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영광에서는 두 당에 진보당까지 가세하면서 범야권 내부 혼전이 거듭되는 양상이다. 당초 영광도 곡성처럼 민주당과 혁신당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진보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입장에선 텃밭을 다른 진보 정당에 뺏길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대표는 내달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1심 공판을 앞두고 있는 등 '사법리스크' 위기에 몰려있다. 이에 당내 비명(非이재명)계 일각에서도 '포스트 이재명' 필요성을 거론하며 이 대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재보선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 당 장악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조국 대표에게도 이번 재보선은 의미가 크다. 혁신당은 앞서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기조를 바탕으로 '원내 12석' 돌풍을 일으켰지만, 개원 이후부터 비교섭단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이번 선거를 통해 당이 튼튼함을 확실히 보여야만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를 노릴 수 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5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전남 영광에서 진보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범야권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대선급 후보(이재명‧조국)가 둘이 떴는데 이들 사이에서 (진보당 후보가) 약진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라며 "결국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에 대한 (영광 주민들의) 불신도 깔려 있어서 그 틈을 탄 것이다. (텃밭에서) 민심이 흔들리는 게 확인되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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