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아내의 15만 원짜리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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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참석하는 시상식

‘BBWAA’라는 조직이 있다.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의 머리글자다. 말 그대로다. 미국야구기자협회다.

이들은 주요 수상자를 뽑기도 한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사이영상, 올해의 신인, 올해의 감독 등을 투표한다.

매년 1월에는 파티도 연다. 장소는 주로 뉴욕이다. 만찬과 함께 시상식이 이뤄진다. 마치 오스카나 그래미를 보는 것 같다. 수상자들은 확실한 정장차림으로 무대의 권위에 호응한다.

오타니 쇼헤이(31)도 빠질 수 없다. 자신을 만장일치로 뽑아준 자리다. 본래 이맘 때는 일본에서 여가를 보내는 시간이다. 그래도 이 행사에는 꼭 참석한다. 영어 소감도 준비하는 성의를 보인다.

작년(2025년)에는 부득이 불참했다. LA 일대의 심각한 산불 때문이었다. 대신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BBWAA 어워드 디너에 참석할 수 없어서 유감스럽다. 산불의 영향으로 나와 가족이 참석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집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 화재 피해를 받은 모든 분들, 거처를 잃고 세상을 떠난 동물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배려 깊은 마음이다. 소감의 마무리 역시 완벽했다.

“마지막으로 이 상을 LA시와 LA 산불 최전선에서 맞서는 소방관, LA 소방서 여러분들의 위대한 노력에 바치고 싶다. 단결해서, 우리는 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올해는 빠질 수 없다. 이번에도 1위 표를 모두 독차지했다. 3년 연속, 통산 4번째 정규시즌 MVP로 등극했다. 4번의 만장일치는 유례없는 일이다. (이전에는 2회가 최고)

현지 시간 1월 24일이었다. 뉴욕의 힐튼 미드타운이 행사장이다. 그는 올 블랙 느낌이다. 짙은 감색 싱글에 넥타이, 포켓 스퀘어(행커치프)까지 모두 비슷한 색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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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찾아낸 귀걸이의 비밀

그의 의상은 늘 정확하다.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대외적인 행사다. 다른 옷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철저하게 한 업체의 것만 고집한다. 사진이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곳이다.

바로 휴고 보스다. 한 매체가 이번 장착을 식별해 냈다. ‘BOSS Made to Measure’라는 시리즈의 주문 제작된 슈트라고 전했다. 가격은 대략 1000~2500달러(약 146만~ 366만 원) 정도다.

그런데 올해는 특이하다. 그의 옆자리에 눈길이 간다. 부인 마미코(29) 씨 쪽이다.

유력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런 평가를 내놨다.

‘이날 밤 갈라(Gala)의 주인공은 쇼헤이의 아내였다. 검은 드레스를 화려하게 소화한 그녀는 그야말로 다른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야말로 격찬이다.

그러나 진짜 포인트는 따로 있다. 귀걸이다. 흡사 머루나 포도 같다. 여러 가지 보석류가 화려하고 복잡하게 얽혔다.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그리고 패션의 품격을 완성시켜 준다. 얼핏 봐도 고가의 제품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틀렸다. 팬들이 찾아낸 비밀은 전혀 뜻밖이다.

브랜드 이름은 ‘라 키아베(LA CHIAVE)’. 이탈리아어로 ‘열쇠’라는 뜻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의 소개글이다. ‘보라색 돌과 크리스털 글라스를 믹스해 포도처럼 엮은 드라마틱한 귀걸이. 밤의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나는 태양과 같다.’

결코 유명하거나, 유행을 타는 것도 아니다. 일본의 한 무명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이다.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1만 6500엔이다.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 원이 조금 넘는다. 생각해 보시라. 남편의 소득을.

후불 계약으로 한 연봉만 200만 달러다. 대략 30억 원이나 된다. 그러나 이건 용돈에 불과하다. 광고 모델료는 천문학적이다. 작년 한 해에만 1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60억 원이 넘는다.

이날 장착은 그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연히 이 제품은 완판 됐다.

LA CHIAV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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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아이폰, 소박한 스웨터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녀의 소박함은 익히 알려졌다.

작년 가을이다. 극적인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LA 시내에서는 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다저스의 선수와 가족들이 팬들과 기쁨을 함께했다.

당시 2층 버스의 풍경이다.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한껏 기분을 내고 있다. 뒤에는 부인 마미코 씨의 모습이 보인다. 휴대폰을 꺼내 이들을 찍고 있다.

그런데 팬들의 눈이 커진다. 스마트폰 뒷면 때문이다. ‘뭐지? 인덕션 화구가 2개뿐인데?’

즉시 집단 지성의 진단이 시작된다. 제품은 아이폰으로 추정된다. 렌즈를 볼 때 아이폰13 미니 제품이라는 확신이다. 그렇다면 2021년 9월에 출시된 모델이다. 이후 2023년에 단종됐다.

새 제품이 연달아 나온다. 아이폰은 이후로 14, 15, 16 시리즈를 내놨다. 2025년 9월에 공개된 17시리즈가 최신형이다.

그러니까 마미코 씨의 손에 들린 것은 4년이 지난 ‘구형’인 셈이다.

농구장에서의 일도 있다. (아시겠지만, 마미코 씨는 프로농구 선수였다.)

2024년 12월이었다. ‘동네 경기’를 응원하러 갔다. LA 레이커스의 홈 게임이다. 코트 옆자리에서 부부의 모습이 잡혔다.

당시에도 그녀의 의상이 화제였다. 스페인 브랜드 자라의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약 7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다저스 부인회 참가 때도 그렇다. 손에 든 백은 역시 이 회사 제품이었다. 팬들이 조사한 판매가는 대략 5만 원 정도였다.

2024년 서울시리즈 때도 마찬가지다. 가족들과 함께였다. 고척 스카이돔 일반석에 자리한 모습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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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무릎 나온 추리닝

알뜰함의 원조는 남편이다. 오타니는 이미 그 방면으로 최고 레벨에 올랐다.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이 있다. 미국 첫 해(2018년)에 쏘나타에서 내리는 장면이다.

여기는 약간의 오해와 왜곡이 있다. 그의 차가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였다. 상당수가 렌터카를 이용하는 시기다.

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마도 통역(미즈하라 잇페이)이 빌린 차로 보인다. 오타니가 내리는 위치도 조수석이었다.

무엇보다 그때는 운전면허도 없었다. 면허를 딴 것은 2019년 이후다. 첫 차는 테슬라였다.

그러니까 ‘쏘나타를 탈 정도로 소박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런 차를 렌트해서 같이 타는 걸 개의치 않을 정도인 것만은 분명하다.

요즘은 신세가 폈다. 포르셰 광고 모델이 된 이후다. 그 덕에 출근길이 즐겁다.

그렇다고 완전히 달라질 리 없다. 출근 패션에서 명징하게 대비된다. 대부분 선수들을 상당한 패션 피플이다. 고가의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는다.

반면 그는 아니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직 편안함과 단정함을 추구한다. 이를테면 교회 오빠 스타일이다. 그냥 무난하고, 깔끔하다. 반듯하고, 단정하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 역시나 계약한 브랜드가 많다. 그 덕을 한껏 누리고 있다. 보스(옷), 뉴발란스(운동화), 비츠(헤드셋)…. 출근길에 드러나는 제품이다.

게다가 결혼 이후로 개선됐다. 그전에는 후줄근한 차림도 많았다. 무릎 나온 추리닝(트레이닝복) 도 있었다. 자다가 깬,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마도 요즘은 아내의 조언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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