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팀, 경기 전 국가 연주에 ‘전원 침묵’…“반정부 시위대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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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21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제창하지 않고 전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AFP통신은 2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 내용을 보도하며 "이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국가 연주에 침묵하는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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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21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제창하지 않고 전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와 관련해 이란 대표팀의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흐시는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기로 하면서 시위대에 연대 표시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국가 연주에 침묵하는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렸다.
이란 응원단도 이날 관중석에서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라는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이란 응원단은 사망한 여대생 아미니의 나이 22세에 맞춰 잉글랜드전 전반 22분에는 일부 팬들이 아미니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내가 엄청난 축구 팬이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관전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경기장에 들어올 때 눈물이 나더라”는 이란 테헤란에서 온 34세 여성 아프사니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란에서는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이 자유롭지 않다.
이란 마잔다란주에 사는 언어학 교수 캄란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반정부 시위가 축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이란이 3패를 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만난 데 대한 반감도 거세다. 이란 관중석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야유와 비난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란은 결국 잉글랜드에 2-6으로 패배했다.
그러자 카를로스 케이로즈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팬들을 향해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에게 야유하나”라며 “우리는 그런 팬들은 필요 없다. 그럴 거라면 집에 있는 게 낫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케이로즈 감독은 “선수들이 처한 상황은 최고의 환경이 아니다. 헌신과 집중 측면에서 이런 문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비난을 보낸 팬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 역시 사람”이라며 “나는 선수들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들은 이란을 위해 뛰고, 국민을 위해 뛰고 있다.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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