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핀란드 스타일!' 전기요금 폭탄 해결책 모래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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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모래 배터리'로 탄소중립 앞당긴다.

세계 최대 규모 열저장 시설 가동... 재생에너지 저장 혁신 주목
사진 : Polar Night Energy

핀란드 남부 소도시 포르나이넨에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 배터리'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혁신적인 에너지 저장 시설은 재생에너지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00 MWh 열에너지 저장... 석유 의존도 대폭 감소

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가 개발한 이 산업용 모래 배터리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100 MWh의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높이 13m, 폭 15m 규모의 이 시설은 지역난방 네트워크에서 석유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70%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비산 렘푀(Loviisan Lämpö)의 미코 파야넨 대표는 "2035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모래 배터리는 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설이 주요 생산설비로 운영되면서 기존 목재 칩 소비량도 60% 감소할 예정이다.

사진: Polar Night Energy

단순한 구조, 복잡한 알고리즘

모래 배터리의 작동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저등급 모래로 채워진 거대한 탑 구조물에 태양광과 풍력 전력의 잉여분을 열로 변환해 저장하는 방식이다. 전류가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마찰열을 이용한 저항 가열 방식을 활용한다.

모래는 약 500도 온도에서 수일에서 수개월간 열을 저장할 수 있어, 겨울철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필요시 배터리는 뜨거운 공기를 배출해 지역난방망의 물을 데우는 역할을 한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의 마르쿠 일뢰넨 공동창업자는 유로뉴스 그린과의 인터뷰에서 "저장 자체는 전혀 복잡하지 않다"며 "복잡한 부분은 컴퓨터에서 일어나는 일로, 에너지나 열이 저장소 내부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파악해야 충전과 방전 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Polar Night Energy

지속가능한 소재 선택이 관건

초기에는 건설용 모래를 사용했지만, 포르나이넨 프로젝트에서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비누돌 분쇄물을 선택했다. 이는 핀란드 기업이 열 보존 벽난로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환경제 원리를 적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건설용 모래 수요가 향후 40년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천과 호수에서 무분별한 모래 채취가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같은 대안 소재 활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용화 확산 기대

포르나이넨시 안티 쿠셀라 시장은 "이 프로젝트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포르나이넨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의 선도 도시가 되고자 하며, 이를 지원하는 모든 혁신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 모래 배터리는 연간 16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에너지 저장 용량은 여름철 한 달, 겨울철 일주일간의 난방 수요에 해당한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현재 핀란드 및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마르쿠 일뢰넨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전 세계에 100배 더 큰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모래 배터리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유로뉴스 그린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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