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해외파병부대’ 어디에 있나···“해적 소탕하고 국제 평화·재건에 기여”[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UAE와 군사협력 고난도 해상훈련 실시
남수단 평화 정착·재건 지원 임무 수행
레바논 남부 평화 유지와 대민 의료지원
대한민국 국군의 해외 파병부대는 국제 평화 유지와 재건, 인도적 지원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 파병된 우리 부대는 청해부대와 아크부대, 동명부대 그리고 한빛부대 등 4곳이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청해부대(아덴만·이하 파병지), 동명부대(레바논), 한빛부대(남수단), 아크부대(아랍에미리트) 등 해외파병부대들의 활약상을 공개했다. 이역만리에서 임무 수행 중인 해외파병부대 모두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고 합참은 밝혔다.
대한민국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1993년 소말리아에 유엔 평화유지군 상록수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동명부대와 한빛부대 등을 출범했다. 다국적군평화 활동으로 현재 청해부대가 참여해 바그다드 등 6개 분쟁지역에 파견돼 안정과 재건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국방교류협력활동으론 아크부대가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 파병돼 국방 선진화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며 국제평화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아덴만 해역에서 국제 해상교통로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는 2009년 3월 13일 창설해 올해로 파병 15주년을 맞았다. 우리 선박과 국민을 보호하고 해적 활동을 억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파병 기간 청해부대는 24회에 걸쳐 해적선 34척을 퇴치했고, 우리나라 선박 510여 척 과 타국 선박 1900여 척을 호송했다. 선박 4만여 척과 정기 교신을 통해 해적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안전항해를 지원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우리 선박의 해상교역 안전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아덴만에 파견된 우리 함정이 비록 1척이지만 CTF-151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대해적작전을 수행하는 연합해군사 예하부대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연합해군사 아덴만과 소말리아 동부 해상 일대에서 대테러·대해적·해양안보작전 수행하는 다국적부대 참가국과 교류 협력을 통해 유사시 우리 상선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종수 43진 청해부대장(대령)은 “청해부대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CTF-151 전력들과 작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적 상선들이 다른 국적 군함의 도움도 받을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우리 군을 자국군의 롤 모델로 벤치마킹하여 교육훈련의 수준을 높이고 국방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2010년 8월 우리 군의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11년 1월 11일 아크부대를 파병했다. 아크부대는 UAE와 군사협력을 위해 현재까지 UAE군과 총 40회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이 공개한 자라호 훈련장에선 UDT와 UAE군이 민간 선박이 납치된 상황을 가정해 선박 침투·수색·선원 안전을 확보하는 VBSS 훈련을 실시하며 사막의 나라 UAE에서 해상 훈련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크부대 고공침투훈련의 경우 야간 고공강하 및 HAHO 고고도 이탈 고고도 개방 훈련 강하를 포함한 강하 훈련을 파병 전개 평균 6개월 만에 50여 회를 실시해 국내 훈련 대비 약 10배 수준의 훈련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군은 2016년 외국군 중 유일하게 아크부대에만 전용 시설을 갖춘 주둔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정도로 아크부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를 통해 아크부대는 ‘UAE군사훈련협력단’이라는 부대의 공식명칭처럼 국방협력은 물론 한-UAE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창진 23진 아크부대장(대령)은 “아크(아랍어:형제)라는 부대 이름처럼 앞으로도 UAE와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는 진정한 형제 국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수단은 2011년 7월 9일 수단으로부터 독립했다. 유엔은 신생독립국인 남수단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재건을 돕기 위해 회원국에 파병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2013년 3월 31일 한빛부대를 파병했다. 한빛부대는 2013년부터 남수단에서 평화 정착 및 재건 지원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한빛부대가 남수단에 지원하고 있는 주보급로 보수작전과 재건지원작전 등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남수단의 수도인 ‘주바’를 제외하면 대다수 비포장도로인 상황에서 한빛부대는 지난 11년간 누적 2185㎞의 도로를 보수하며 인도주의적 활동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년 우기 때 마다 범람하던 백나일강을 막기 위해 17㎞에 달하는 제방을 건설해 안정적인 생활터전도 조성했다. 지금까지 현지 주민 약 2만 명에게 의료지원 서비스도 제공했다.
아울러 현지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한빛농장과 한빛직업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농작물 경작 기술 전수와 건축·용접·목공 등의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남수단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르시의 존가랑 대학교와 협력하여 벼 시험재배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농촌진흥청과 국립식량과학원의 도움으로 볍씨 2개 품종을 분양 받아 한국의 농업방식으로 지난 1월 첫 수확에 성공한 바 있다.
한빛부대는 향후 벼 시험 재배 면적 확장과 농업기술센터를 준공하여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K-라이스밸트’에 남수단 정부의 가입을 유도해 남수단의 식량난 해결과 경제적 자립을 도울 계획이다.
권병국 18진 한빛부대장(대령)은 “남수단에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도모하고자 한빛농장을 확장 운영할 계획이며, 한국인의 저력과 국민성으로 남수단에 희망과 영광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충돌로 정세가 악화되자 유엔은 레바논의 평화 유지를 위해 한국 정부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2007년 7월 19일 동명부대를 파병했다.
동명부대는 레바논 남부지역으로 유입되는 불법 무기 및 무장세력을 24시간 정찰·감시함으로써 지역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파병 이후 현재까지 약 14만여 건의 완전작전을 펼쳐 유엔과 레바논 정부로부터 가장 중요한 작전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동명부대는 군사작전과 함께 현지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민군작전으로 대민 의료지원, 도로 건설, 정수시설 준공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 물자 공여 등을 통해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현지인들에게 동명부대 명칭 그대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재봉 및 비누교실을 운영하고 한국을 알리기 위한 태권도와 한국어 교실은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5년째 한국어 교실에 참가하는 현지 주민인 누르 씨는 “레바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를 도와준 동명부대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에서 별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경상북도 영양군을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3년 전 현지 청각장애 어린이(3명)들이 동명부대와 한국의 수술 지원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청력을 되찾아 현지인들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수술을 받았던 어린이 린(Leen)의 어머니 제이납(Zeinab) 씨는 “보청기를 착용하고 린(딸)의 모든 인생이 바뀌었고 학교도 다닐 수 있게 됐다”며 동명부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동명부대가 적극적으로 대민 지원에 나섬에 따라 현지인들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극찬하면서 ‘동명부대 서포터즈’를 결성하고, 유엔 남수단 임무단(UNMISS)으로부터 ‘유엔군 최고 모범부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준근 30진 동명부대장(대령)은 “동명부대 전 장병은 레바논의 평화를 조국의 영광을 위해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가운데 완전 작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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