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일 안보 밀착 맞대응… ‘美 본토 타격’ 자신감 과시

박수찬 2023. 3. 16. 18: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CBM 도발 배경·의미
한·일회담 계기 협력강화 조짐 보이자
고강도 무력시위로 반발 표출 모양새
사거리 대폭 늘어난 ‘화성-17형’ 쏜 듯
中연구진 “北 미사일 정상각도 발사 땐
33분17초 만에 美 중부지역 타격 가능”
탄두 40개 넘으면 방어체계 압도 지적
북한이 16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 구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 그리고 한·일 안보협력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북한도 고강도 무력시위로 맞서는 모양새다.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뉴스1
◆한·일 정상회담 의식했나… 군사력 과시 목적도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가 한·미 연합훈련 및 한·일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많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은 안보 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에 압도적 힘을 과시함으로써 도발 억제 효과를 추구해왔다. 3국 협력에서 ‘약한 고리’였던 한·일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에 대한 반발로 ICBM을 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9일부터 2∼3일 간격으로 (미사일을) 쏘고 있는데, 오늘(16일)을 택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방일을 겨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도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 발사, 12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발사, 14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 발사 순서로 도발 수위를 높이다가 윤 대통령 출국일에 고강도 도발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미 연합훈련뿐 아니라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양국 군사협력 강화 조짐에 대한 반발도 있다”며 “이 같은 무력시위는 윤석열정부의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노력에 힘을 보태주게 되어 북한에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군사력을 과시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대규모 연합훈련 기간에는 고강도 도발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쐈다. ‘화성-15형’보다 비행거리가 늘어나 정상 각도로 쏘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미사일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군사력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중단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통해 조 바이든 현 행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발사로 ICBM 능력을 통해 미국에 대항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술적으로 정상 각도 발사를 위한 예행연습, 4월에 있을 정찰위성 발사의 준비·점검 단계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北 ICBM, 33분 만에 미국 타격

중국 연구진은 북한의 ICBM이 정상 각도로 발사되면 33분 17초 만에 미 본토 중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전자공정총체연구소 연구진은 지난달 15일 발표한 논문에서 “북한 평안남도 순천에서 발사된 ICBM 화성-15형을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가 요격하지 못할 경우 1997초 만에 미 중부 미주리주 소도시 컬럼비아를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 미사일방어본부에 약 20초 후 경보가 울리고 11분 내에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 기지에서 첫 번째 요격 미사일이 발사된다. 1차 요격이 실패하는 경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두 번째 요격 시도가 이뤄진다. 다만 북한의 탄두가 굳이 인구 약 12만명의 소도시 컬럼비아를 향할지는 미지수다.

연구진은 미 방어체계는 북한처럼 비교적 작고 약한 적과의 대결에서도 완벽하지는 않으며, 미사일의 중간 궤도 상승과 하강 때 종종 북한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40개 이상의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는 압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이 괌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일본 같은 해외 군사기지에서 네 차례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요격에 실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찬·김예진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