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변호사 수백명이 취업 못해서 하는 일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지만 갈 곳이 없어 대한변호사협회 연수원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변호사'가 57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변호사 과잉 공급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다.

▶▶ 10명 중 7명이 취업 불안정 상태

올해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44명 중 대형 로펌과 검찰, 법원 등 선호 직장에 취업한 사람은 26%에 불과하다. 10대 로펌 신입 변호사 채용은 227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13%에 그쳤다. 여기에 검찰 90명, 법원 재판연구원 143명을 합쳐도 '좋은 일자리'에 취업한 인원은 460명뿐이다.

나머지 1284명은 중소형 로펌이나 기업 법무팀, 공공기관 등을 두드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지방 로스쿨 출신의 상위 일자리 진입은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10대 로펌 신입 227명 중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 출신이 77.6%를 차지했다.

▶▶ 생성형 AI가 신입 채용 문턱 더 높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건 생성형 AI의 부상이다. 챗GPT 등 AI가 서면 초안 작성, 판례 검색 같은 기초 업무를 대신하면서 신입 변호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업계 1위 김앤장은 2010년대 연간 70명 안팎을 뽑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40명대로 축소했다. 법무법인 동인은 아예 2년 연속 신입 채용을 중단했다.

법조계에서는 합격 직후 6개월을 실무 역량을 기르는 '골든타임'으로 보지만, 변협 연수로는 로펌이 요구하는 실전 경험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변협 연수 수료 후에도 실전 역량 부족으로 채용을 꺼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월 500만원 '과외 변호사' 등장

제대로 된 실무 경험을 쌓지 못한 채 사회에 내몰린 합격자들 일부는 '변호사시험 과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합격자는 "과외를 전업으로 하면 월 500만원 이상 벌 수 있다"며 "어차피 사건 수임도 어려운데 면허만 있으면 되는 과외가 속 편하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 과잉 공급을 우려하며 합격자 수를 1200명 이내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올해 합격자 수를 작년보다 1명 줄어든 1744명으로 결정했다. 변호사 수는 로스쿨 도입 전인 2009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해 이미 3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 법조계 취업난 심화로 사교육 시장 확산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로스쿨 사교육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선두권 사교육 기업은 매년 10% 안팎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정작 변호사다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실이 사교육 시장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