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이자 ‘아시아 최초 1500m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김민석(27)이 결국 헝가리 국적을 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헝가리 대통령 앞에서 공식 국가대표 선서를 마친 그는 이제 한국의 영웅이 아닌, 헝가리의 ‘올리버 킴(Oliver Kim)’으로 빙판 위에 선다.

자격정지 징계 중 감행된 ‘국적 세탁’ 논란
김민석의 추락은 철저히 자초한 결과였다. 2022년 7월, 진천선수촌 내 음주운전 사고는 그에게 ‘자격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안겼다. 여기서 주목할 팩트는 그가 징계 기간이 유효한 상태에서 헝가리행을 택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규정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형(400만 원) 선고에 따라 그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는 2025년 5월까지였다. 이론적으로는 징계 종료 후 내년 말 국내 선발전을 통해 다시 태극마크를 노려볼 수 있었으나, 그는 기다리지 않았다. 소속팀 성남시청과의 재계약 실패, 수입 중단, 훈련장 부재라는 현실적 압박 앞에 그는 자숙 대신 '국적 변경'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는 파벌 싸움의 피해자로 거론됐던 과거의 사례들과 달리, 본인의 범죄 전력으로 인한 페널티를 피하려는 ‘징계 회피용 귀화’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핵심 이유다.

헝가리의 ‘유일한 구세주’… 한국 지도자의 제안
그에게 탈출구를 열어준 것은 헝가리 대표팀의 이철원 코치였다. 헝가리 쇼트트랙의 전성기를 조련했던 이 코치는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은 김민석에게 직접 귀화를 제안했다. 헝가리 올림픽위원회(MOB)는 김민석이 확보한 쿼터를 “15번째 귀중한 티켓”이라 홍보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밀라노 대회 헝가리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서 메달권을 노릴 수 있는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3년 가까이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며 귀화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피력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징계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꼴이 되었다.

“배신인가, 생존인가” 얼음판 위에 남은 질문
밀라노 얼음 위에서 김민석은 이제 한국 후배들과 정면 대결을 펼쳐야 한다. 메달을 목에 걸 순간, 한국 관중석에서는 환호 대신 침묵이나 야유가 쏟아질지도 모른다. 음주운전이라는 범죄로 인해 스스로 길을 막은 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적을 바꾼 선택
스포츠에서의 ‘생존’이 ‘도덕적 책임’과 ‘국가대표의 명예’보다 우선될 수 있는가. 한때 한국 빙속의 자랑이었던 그가 타국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서는 장면은 대중에게 ‘부활’이 아닌 ‘책임을 저버린 탈출’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그 무거운 답은 이제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에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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