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을 소재로 한 게임 '케언(Cairn)'의 스팀(Steam) 데모 버전을 우연히 플레이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인간의 어떤 심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높은 곳에 오르면 일반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케언'은 힘겨운 등반 끝에 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한 게임이다.
이 게임을 개발한 곳은 프랑스의 인디 게임 스튜디오 '더 게임 베이커스(The Game Bakers)'다. 이들은 스스로를 '음식을 만들 듯 정성껏 게임을 만드는 곳'이라 소개하며, 플레이어가 오래도록 기억할 경험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강렬한 보스전으로 호평받은 '퓨리(Furi)', 우주 끝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린 RPG '헤이븐(Haven)' 등 개성 넘치는 전작들을 통해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야외 등반이나 실내 클라이밍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게임을 접했다는 것이다. 가끔 유튜브에서 클라이머들의 엄청난 악력을 보며 감탄한 것이 전부였기에, 만약 실제 등반 경험이 있었다면 게임의 세밀한 디테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오르는' 행위 자체를 극단적으로 어렵게 만든 게임으로는 '항아리 게임(Getting Over It)'이 있다. 이 게임은 작은 실수 한 번에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혹독한 페널티를 부여함으로써, 등반 성공의 기쁨을 극대화한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신체 자체가 핵심적인 제약 조건으로 작용한다. 팔과 다리의 길이, 자세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캐릭터는 숙련된 등반가지만,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벗어나는 동작은 불가능하다. 플레이어는 이 '자세'라는 제약 안에서 '벽의 틈'이라는 문제를 온몸으로 풀어내야 하며, 바로 이 지점에서 퍼즐을 푸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데모 버전은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산등성이를 탐험하며 등반 방법을 익히고, 저기압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원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 오를 수 있고, 곳곳에 도전 과제와 비밀이 숨겨져 있어 정식 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데모 버전에서는 세 가지 난이도 중 중간 단계인 '등산가'만 선택할 수 있다. 스팀 페이지에 따르면 정식 출시는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되어 있으나, 개발사 사정에 따라 변경될 여지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