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아픈 손가락이던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 마침내 ‘만년 적자’ 꼬리표를 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DS 부문의 호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일감을 맡기는 중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광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되자 메모리 및 파운드리 공정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턴키 솔루션’에 관심이 쏟아진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무기는 HBM과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을 한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솔루션”이라며 “AI 칩 시장에서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엔비디아와 AMD 등 빅테크가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서 삼성전자로 갈아타는 가장 큰 이유”라고 귀띔했다.
TSMC 바짝 뒤쫓는 삼성 파운드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8%다. 대만 TSMC와 격차는 64.2%포인트다. 그러나 기술적 난제로 꼽혔던 2나노(nm) 공정 수율이 안정 궤도에 진입했고 테슬라 등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TSMC와의 점유율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예측된다.
퀄컴도 삼성전자와 거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삼성전자에 수조원 규모의 위탁생산 물량이 쏟아지면서 파운드리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이후 퀄컴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퀄컴은 2021년까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핵심 AP 생산을 맡겼지만, 수율·발열 등을 문제 삼아 TSMC로 갈아탔다. 퀄컴이 떠나자 다른 고객사들도 잇따라 삼성전자를 이탈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은 적자 수렁에 빠졌다. 이로 인해 파운드리 부문이 속한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은 2023년 1분기부터 적자세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회복세가 감지된다. 낮은 수율과 전력 효율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했고 테슬라로부터 지난해 7월 24조원에 달하는 차세대 AI 칩 일감을 수주해서다. 퀄컴이 TSMC 단일 의존에서 벗어나 삼성전자로도 일감을 나누려는 것 역시 기술 경쟁력을 되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물량 생산에 4분기 흑자전환 기대
증권가는 테슬라 물량을 본격 생산하는 올해 4분기부터 파운드리 부문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나노 2세대 공정 수율개선과 벤치마크 성능 향상 등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찾는 고객사가 늘고 있다”이라며 “파운드리 사업이 속한 비메모리 부문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1600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하고 내년에는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메모리 부문 적자탈출은 메모리 사업이 이끄는 실적호조에 힘을 보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올해 245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HBM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일감확대라는 훈풍이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43조7011억원)보다 약 6배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슬라 수주 이후 미국 및 중국 대형 고객사와 일감 계약을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중”이라며 “최선단 공정인 2나노 부문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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