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군 우크라전 참전, 러시아로 이동'

대통령실은 "러-북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했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를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주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전쟁에 합류할 수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확인됐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긴급 안보 회의를 열며, 국제사회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첩보기관에 따르면 1500여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도착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최종 병력 규모가 1만 2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한국 언론에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고 있다는 증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폴타바 지역에서 미사일이 회수된 사건이 증거로 제시된다.

러시아와 북한은 최근 몇 달 동안 협력을 강화해 왔다. 지난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그를 "가장 친근한 나의 동지"라고 부르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8일 열린 안보 회의에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부, 국가정보원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실은 "[참석자들이] 상황을 무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의 이번 주장은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 당국이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구성된 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밝힌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BBC는 국가정보원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 국장은 1만 1000명의 북한군 병사들이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 투입되기 위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받고 있으며, 다음달 1일 준비를 마치고 실전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 워 존'(TWZ)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장비와 탄약을 사용할 것이며, 2600명의 선발대는 우크라이나가 8월에 진입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와 북한 간 전략적 파트너십 비준을 요청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협정은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에 있는 러시아 기지에서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사 소식통이 BBC 러시아에 "여러 명의 북한 군인이 도착해 우수리스크 인근의 한 군사 기지에 주둔 중"이라고 전한 정보와 일치한다.

그리고 국정원은 우수리스크와 하바롭스크에 수백 명의 북한군이 모인 항공 사진과, 북한군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선박이 찍힌 북한 청진항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8월 이후 1만 3000개의 컨테이너를 통해 포탄, 미사일, 대전차 로켓을 러시아에 보냈다. 또한 총 800만 발의 122mm 및 152mm 포탄이 러시아로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북한군을 전선에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언어 장벽뿐만 아니라 북한군은 최근 전투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발레리 랴비크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익스프레스의 편집장은 "북한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의 일부 구역을 경비하는 데 투입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는 러시아군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대가 즉각적으로 전선에 배치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추가 보도: 제이크 권, 이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