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출 금리↑…울산 주택시장 찬물 우려

정부 수도권 아파트값 잡으려
버팀목·디딤돌 등 0.2~0.4%p↑
실수요자 위주 거래 늘던 울산
올해 매매 93% 정책금리 대상
반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53% 정책금리 미적용 ‘엇박자’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버팀목·디딤돌 등 정책대출 금리를 0.2~0.4%p 인상했다. 사진은 울산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경상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집값 안정과 시중은행 간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던 울산지역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버팀목·디딤돌 등 정책대출 금리를 0.2~0.4%p 인상했다.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와 시중은행 대출금리 간 적정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주택 구입자금 대출인 디딤돌 대출 금리는 0.35~3.95%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버팀목 대출 금리는 연 1.7~3.3%로 올랐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금리인상 정책이 울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의 실수요자를 반영하지 않은 엇박자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된 가운데 투자보다는 정책금리를 이용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조치가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18일까지 울산지역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건수는 1만727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6%(5316건)이 ‘생애 첫 주택’ 구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기간 울산지역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건수 7350건 가운데 42.5%(3125건)이 ‘생애 첫 주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생애 첫 주택 구매 비율은 7%가량 늘었다.

 또 올들어 이날까지 매매거래된 울산지역 아파트 가운데 상당수가 정책금리 적용 대상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8월18일까지 울산의 아파트 매매거래 8054건 가운데 정책금리 적용을 받는 6억원 이하 주택은 7521건으로 93.3%에 달했다.

 반면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매매거래 절반 이상이 정책금리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서울은 올해 상반기(1~6월) 아파트 거래 3만3328건 가운데 53.1%인 1만2396건이 9억원 초과 거래였다. 같은 기간 3억~6억원 거래는 21.2%에 그쳤고, 3억원 이하 거래는 15.3% 감소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정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오름세를 보이는 집값 안정을 위해 정책금리 인상 카드를 빼 들었지만,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진 수도권은 정책금리 적용 대상이 비수도권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디딤돌 등 정책금리는 서민을 위한 주거지원 형태로 실수요자 목적으로 대부분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값 오름세는 중고가의 아파트의 영향이 커 정책금리 인상이 아파트값 안정세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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