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 정글의 매력
며칠 전 꽤 공들여 썼던 여행 정보글을 수정하려다 실수로 지워버려서 좀 더 범위를 좁혀서 다시 씀ㅠ
(펨코는 며칠 지나면 수정 안되는고야...?)
다른 동남아 대비 발리의 매력은 무엇보다 다양한 자연 환경과 분위기가 공존한다는 점인 듯...
나는 바다랑 흥겨운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와이프는 숲이나 정글 그리고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하다 보니,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휴양지로 발리를 여러 차례 방문했음. 우붓 가서 정글 보고 짱구 가서 바다 보고 하면 되니까ㅎ
작년에는 와이프가 정글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며 새로 생긴 부아한 반얀트리를 갔는데
뷰는 정말 명불허전...
이지만
컨셉에 너무 심취한 리조트라;
룸에 벽도 없고 창도 없고 그냥 오픈된 구조임ㅎㅎㅎ
저렇게 난간만 있음...
일단 뭐 온도 습도는 그렇다치고
미칠듯한 벌레의 습격 때문에
트라우마 생길 뻔함;;
벌레 따위 사뿐히 즈려밟는 아마조네스 같은 와이프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눈 앞에 펼쳐지는 정글을 보며 만족했지만...
(잠옷 차림인 이유: 놀랍게도 저게 방 안이니까...)
나는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었음;;
우붓에서도 한참 더 들어간 산 속이라 어디 갈 수도 없고 멍하니 정글 바라보는 것말고 할 일도 없고 그 와중에 리조트 밥은 맛이 없고ㅠㅋㅋ (너무 건강식이라 도저히 안 넘어갈 정도)
그래서 올해는 우붓 시내와 가까운 만다파를 방문함
부아한처럼 압도적인 뷰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글이 보이고
룸에 정상적으로 벽과 문이 있음ㅎㅎㅎ
이걸 좋아하고 있다니...
부아한에서는 너무 추워서 개인 풀이 거의 관상용이었는데 여기는 물놀이하기도 좋고
이렇게 열었다 닫았다 하면 결국 똑같잖아 반얀트리 미친놈들아;;
반얀트리와 달리 리조트 안 레스토랑들도 아주 괜찮고
(아융강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쿠부 레스토랑)
아융강 옆에 있어서 래프팅도 즐길 수 있고
리조트 바로 근처에 ATV도 있음 (코스는 별로였음...)
어쨌든 우붓 세 번째 방문만에 나도 정글의 매력을 좀 느낀 듯?
솔직히 정글 자체보다는 만다파라는 리조트의 비중이 높았던 것 같긴 함ㅋ
부아한 반얀트리나 다른 정글 뷰가 좋기로 유명한 리조트들처럼 너무 외진 곳에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붓 센터~몽키 포레스트의 숙소들처럼 번잡하지는 않으면서 그쪽 거리에 놀러 나가기 가까운 입지도 아주 좋고
주변 환경이나 즐길거리,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워서 최근 가본 리조트들 중에서는 (가성비 따지지 않는다면) 카사르 알 사랍 이후 가장 좋았던 듯.
사실 서양 사람들은 우붓의 정글 말고 라이스필드도 좋아하는데 벼농사 짓는 나라에서 온 내가 보기에는 그냥 시골 할아버지댁 같은 느낌이라...
(만다파 안의 라이스필드)
(물론 우리 할아버지 댁-경남 하동-보다는 예쁘긴 함)
나는 아융강이 내려다보이는 리버프론트 풀빌라에 묵었는데 솔직히 이 룸타입은 가성비가 좀 그렇고 (리츠칼튼 중에서 전 세계 일곱 군데밖에 없다는 리저브라고 해서 룸레잇이 전반적으로 비싼 편)
어차피 우붓은 물놀이하러 오는 지역이 아니고, 레스토랑이나 공용 풀에서도 충분히 멋진 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풀빌라보다 여기 일반 룸에 묵는 걸 추천할 정도로 괜찮은 리조트였음
(조식당에서 보는 뷰)
(공용 풀)
그리고 우붓 특성상 비라도 오면 추워서 물놀이하기 어려운데
그럴 때에는 스파에 붙어 있는 온수 자쿠지가 아주 끝내줌
(보통 시내 호텔은 이런 자쿠지 스파 받아야 쓸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는 추가 요금 없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
어쨌든 이렇게 우붓에서 일주일을 잘~ 보내고 누사두아에 있는 세인트레스로 이동했는데
역시 난 바다가 좋음ㅎㅎㅎ
만다파 좋네 좋아 했지만 해변 빌라로 옮기니까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느낌ㅋ
(빌라가 무지 큼)
세인트 레지스는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지만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그간 발리 자주 오면서도 계속 패스했는데... 이번에는 안 가본 리조트 위주로 도는 김에 한 번 들러봤음
최근 이 비슷한 비치 빌라를 갔던 곳이 아난타라 코야오야이나 리젠트 푸꾸옥처럼 신상 리조트들이라 비교하면 확실히 구조나 인테리어가 올드한 느낌이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우리 같은 커플보다는 가족 여행에 더 어울릴 것 같긴 한데 일단 며칠 묵어봐야 평가할 수 있을 듯
(프라이빗 비치에 선베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해변 빌라들만 바로 앞에 전용 자리를 뚝뚝 띄워 놓아서 대접받는 느낌ㅎ)
사실 내가 나이가 있다보니(80년생) 여행을 많이 다니기는 하는데 주로 휴양 위주고 젊은 사람들과는 좀 다를 수밖에 없어서ㅎㅎ
(나도 젊을 때에는 숙소 아무 데서나 자고 볼거리, 놀거리에만 관심이 많았음)
인터넷 켜면 펨코를 가장 자주 오면서도 이런 리뷰 같은 건 호텔, 리조트 관련 카페에나 쓰고 그랬는데
가끔 음여갤에 이런 호텔이나 리조트 관련 글도 올라오는 것 같고, 몇 번 올려보니까 신혼여행 계획하면서 관심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앞으로 눈치 봐가면서 종종 올려보려고 함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