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과 그림자로 존재를 묻다…호리아트스페이스, 유기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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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사냥하는 과정은, 결국 존재를 확인하는 일로 이어진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는 유기주(39)의 개인전 'Hunting the unseen – Shadow Hunter'를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전시장에 배치하고 낮은 조명을 활용해 그림자를 극대화한다.
유기주는 국민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인터미디어아트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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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보이지 않는 것을 사냥하는 과정은, 결국 존재를 확인하는 일로 이어진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는 유기주(39)의 개인전 ‘Hunting the unseen – Shadow Hunter’를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밀한 묘사 대신 작가 자신의 숨결과 종이의 움직임을 조율하며, 우연과 통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현존’을 증명해온 회화와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평면 회화를 출발점으로, 그림자를 활용한 공간 작업까지 확장된 전시 구성도 눈길을 끈다.
유기주의 회화는 입김과 신체의 움직임으로 통제된 흑연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밀도감이 특징이다. 흑연 가루를 물에 풀어 입김으로 형태를 만들고, 양손으로 종이를 흔들어 물줄기를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미처 녹지 못한 가루들이 화면 위에 덩어리처럼 남는다. 이 흔적들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반복된 실험과 조율을 통해 형성된 결과다.

이러한 작업은 ‘변상증(pareidolia)’ 연작으로 이어진다. 무정형의 흔적 속에서 익숙한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변상증은, 감각이 무뎌진 상태에서 잃어버린 존재의 좌표를 다시 식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작가는 우연에 기대는 듯 보이는 이 과정 역시 숨결의 속도와 종이를 기울이는 각도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통제의 결과라고 말한다.
전시는 회화에 머물지 않고 설치와 조각 등 공간 작업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전시장에 배치하고 낮은 조명을 활용해 그림자를 극대화한다.
작은 사물들이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드리우는 순간, 전시장 공간은 거대한 관람차와 롤러코스터가 교차하는 환상의 ‘놀이동산’처럼 변모한다.
고정된 실체보다 그로부터 파생된 ‘그림자’에 주목하는 이러한 작업은, 실재를 바라보는 관습적인 시각을 흔들며 관람자 각자의 해석과 상상을 끌어낸다.
유기주는 국민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인터미디어아트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회화, 영상, 조각, 도자기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실존의 경계에 선 자아를 탐구해 왔다. 개인전 ‘양립된 거울’(Space+갤러리, 2022)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의정부미술도서관 입주작가(2022~2023)로도 활동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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