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딩아웃 뉴스]
대한민국 축구의 월드컵은 경기장에서 끝났지만, 파장은 축구 행정으로 옮겨붙었다.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냈다. 표현은 강했다.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대표팀 탈락을 성적 부진이 아니라 조직과 인사의 실패로 본 순간, 논란의 중심은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다.
외신도 이 대목을 놓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카드 뉴스로 다뤘다. 핵심 표현은 “utterly baffled”였다. 직역하면 “완전히 당혹스럽다”지만, 이번 흐름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하다”에 가깝다. 로이터도 이 대통령이 대표팀의 조기 탈락을 강하게 비판하고, 문체부 중심의 조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의 탈락이 국내 여론을 넘어 해외 스포츠 뉴스의 소재가 된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1승 2패, 최종 3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체코를 2-1로 잡으며 출발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졌다. 32강 진출을 기대했던 흐름은 마지막에 끊겼다. 팬들이 분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패배는 축구에서 늘 나올 수 있다. 문제는 패배까지 가는 과정이 납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홍 감독은 결국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였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사퇴 발표 시점도 논란을 키웠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29일 새벽, 홍 감독의 사퇴 입장문이 기습적으로 나왔다. 성난 축구 팬들의 여론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 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퇴는 책임의 시작이어야 했지만, 발표 방식마저 또 다른 불신을 남겼다.
중요한 건 홍명보 감독 한 명이 아니다. 사령탑 교체로 끝낼 문제라면 파장은 여기서 멈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더 앞단을 겨냥했다. 누가 감독을 골랐는지, 어떤 기준으로 검증했는지, 실패 뒤 누가 책임지는지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의 X 글에서 가장 무거운 문장은 따로 있었다.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이 말은 경기력 비판이 아니다. 감독 선임과 협회 운영 구조를 겨냥한 말이다. 대표팀 감독은 단순한 벤치 책임자가 아니다. 선수 구성, 전술 방향, 경기 운영, 위기 대응을 모두 쥔다. 그런 자리를 어떤 기준으로 맡겼는지가 흔들리면 결과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감사의 칼끝은 ‘인사 실패’로 향할 수밖에 없다. 문체부 조사가 경기 내용 복기 수준에 그치면 의미가 없다. 감독 선임 과정, 협회 의사결정 구조, 예산 집행, 책임 라인, 대표팀 운영 시스템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왜 졌나”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왜 이런 선택이 가능했나”다.

디애슬레틱과 로이터가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통령이 월드컵 탈락을 직접 언급한 것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여기에 축구협회의 인사와 운영 구조까지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해외에서는 이 장면을 단순한 축구 뉴스가 아니라 국가대표팀 실패 뒤에 따라붙은 공공 행정의 책임 문제로 본다.
대한축구협회는 더 이상 홍명보 감독 사퇴 뒤에 숨을 수 없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감정적인 사과가 아니다.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대표팀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다. 감독 선임 기준을 공개하고, 의사결정 책임자를 분명히 하고, 실패했을 때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는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더 큰 시험은 지금부터다. 이번 감사가 감독 한 명의 책임론으로 끝나면 또 다른 봉합이다. 반대로 닫힌 의사결정과 책임 없는 인사 구조까지 건드리면 한국 축구 행정은 처음으로 제대로 된 수술대에 오른다. 이 대통령의 “황당함”이 외신까지 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건 탈락 뉴스가 아니라, 한국 축구 권력 구조를 향한 공개 질문이다.
출처 : 스탠딩아웃 뉴스(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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