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애순이는 조약돌 같고 임상춘 작가는 사골국 같아요" [인터뷰] (종합)

이유민 기자 2025. 3.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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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넷플릭스 제공 /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박보검이 따스한 진심으로 또 한 편의 기억에 남을 작품을 완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연출 김원석, 극본 임상춘)에서 무쇠 같은 청년 양관식으로 분한 그는, 시대를 관통하는 순애보와 묵직한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랜만에 복귀한 드라마에서 박보검은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증명했다.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박보검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 그리고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 그의 연기처럼, 인터뷰 속 박보검 역시 진심과 성실함이 묻어나는 배우였다.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과 우직한 청년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휴먼 드라마다. 시대의 굴곡 속에서도 사랑과 가족, 삶을 지켜낸 두 사람의 긴 여정이 진한 울림을 전한다.

관식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박보검은 세심한 연기 디테일에 주력했다. 아동기부터 청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감정의 흐름을 내면의 책임감으로 풀어내기 위해 깊은 고민을 거듭했으며, 그 과정에서 인물의 결을 섬세하게 쌓아 올렸다.

"관식을 연기하면서, 실제 저의 모습을 꺼내 쓴 적은 거의 없었어요. 관식은 성실함이라는 무기를 가진 인물이고, 그런 점이 정말 멋졌어요.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았고, 관식이라는 인물이 정말 한 사람처럼 느껴져서 참 귀한 역할을 맡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 제공 /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

박보검은 양관식이라는 인물을 묵직한 사랑을 지닌 내면의 진심을 행동으로 전하는 인물로 해석했다. 또 그는 관식의 과묵함 속에 깃든 따뜻한 책임감과 성실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말보다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애순이 눈이 닿는 곳마다 꽃을 심는 사랑 농사꾼 같다고 생각했어요. 겉으로는 과묵하고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관식이가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라고 봤어요. 운동선수 출신이고 듬직한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해서 체중을 4~5kg 정도 증량했고, 말수가 적은 인물이라 목소리 톤도 최대한 낮추려 했습니다."

애순과의 감정선은 철저히 진심에서 출발했다. 박보검은 애순을 바라보는 관식의 시선을 따라가며 감정을 자연스럽게 쌓아 올렸고, 그런 진정성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갑내기 배우 아이유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특별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애순이를 조약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작고 귀하지만 어디서든 빛나는 존재죠. 누군가에겐 짱돌일지 몰라도 관식에게는 예쁜 조약돌같은 보물이었습니다. 아이유 씨는 애순과 금명을 모두 연기하면서도 콘서트까지 소화했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또 박보검은 극 중 애순이를 향해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어릴 적부터 수영을 좋아했던 그는 실제 바다와 수중 세트장에서 여러 차례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좋아해서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제주 앞바다와 세트장에서 여러 번 촬영했는데, 대역 컷 없이 다 제가 소화했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특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막내 아들 동명의 죽음 장면에 대해선 관식이 아이를 잃은 아픔 속에서도 가족을 품으려는 마음을 담담히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정말 무너져 내리는 듯한 감정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손을 잡아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진심을 담을 수 있었죠."

사진 출처= 넷플릭스 제공 /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

극 중 장년 관식 역의 배우 박해준과 연기를 맞추는 데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전했다. 관식이라는 인물은 '변하지 않는 청년'이라고 생각한다며, 각 인물이 모두 주인공이라 느껴지는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해준 선배님과는 리딩 한 번 외에는 실제 촬영장에서 처음 뵀는데도 아주 부드럽게 연결됐다고 느껴서 선배님께 정말 감사했어. 또 어린 관식을 연기한 이천무 배우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커요."

중장년 시기의 관식을 박해준이 이어받아 연기하면서 청년 관식의 분량은 다소 줄었지만, 박보검은 이에 대해 "각기 다른 시기를 살아낸 두 사람이지만 결국 하나의 관식"이라며, 온전히 하나의 인물로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보검은 임상춘 작가에 대한 깊은 신뢰와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대를 관통하는 따뜻한 시선과 인물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인상 깊었다며 다음 작품을 기약하기도 했다.

"임상춘 작가님의 글은 세대를 넘나드는 힘이 있어요. 약자를 품는 어른들의 이야기, 그리고 관식이라는 인물을 통해 저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세대를 생생하게 표현해 주신 작가님이 참 멋지다고 느꼈어요. 연기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작가님께 여쭤봤고, 많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은 저에게 영혼을 위한 씨앗 저장소 같은 분이에요. 앞으로 또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

또한 박보검은 임상춘 작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작가의 따뜻한 세계관과 섬세한 문장력에 감탄을 전했다. 그는 애정 어린 애칭까지 붙여줄 만큼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작가님은 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분이에요. 글을 읽다 보면 감정선이 절로 그려져요. 설명도 섬세하고, 말맛도 살아 있어서 읽는 것만으로도 연기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님은 저에겐 영혼을 위한 사골국 같은 존재입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 제공 /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

그는 '폭싹 속았수다'를 두고 "계속 꺼내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응답하라 1988'(2015)의 최택이 지켜주고 싶은 인물이었다면, 관식이는 기대고 싶은 인물이에요. 계절별로 본다면 '응팔'은 겨울, '폭싹'은 봄, 곧 방송될 '굿보이'는 여름이 될 것 같아요. 이제 가을만 잘 만나면 될 것 같네요."

박보검의 진심을 담은 연기는 결국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래서 박보검의 관식은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는다.

"'폭싹 속았수다'는 가족, 사랑, 연대에 대한 이야기예요. 팬분들 덕분에 에너지를 얻고 있고, 작품 하나하나가 제게 큰 선물처럼 느껴져요.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 더 깊이 있는 캐릭터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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