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 공약에 따른 재원 확보 위해 전기차 세액공제 2026년까지만 유지
미국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를 당초 일정보다 6년 앞당겨 2026년에 종료키로 했다. 또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조기에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에 따른 세수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 예산을 줄어야 하는 데다,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 폐지는 예견된 일이지만 공화당 주도로 세액공제 종료 시점이 대폭 앞당겨지면서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의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세제 법안에서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30D)를 2027년부터 폐지키로 했다.
당초 세액공제 시한은 2032년 12월 31일이었는데 이를 2026년 12월 31일로 6년 앞당긴 것이다.
공화당은 또 2026 과세연도에 구매한 전기차의 경우, 전기차를 생산한 업체가 2009년 12월 31일∼2025년 12월 31일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가 20만대를 넘으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핵심광물 및 배터리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납세자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추진하는 새 규정을 적용하면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구매자들은 당장 내년부터 신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상업용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도 폐지된다.
공화당의 법안에 따르면, 상업용 전기차에 제공하던 '45W 세액공제'는 2025년 12월 31일까지만 유지된다. '45W 세액공제'는 차량 대여(리스)와 렌터카 등 상업용 전기차의 경우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세액공제혜택을 받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다.
이는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현대차는 이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 미국에서 전기차 리스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서 법의 취지에 반한다며 비판해왔다.
이와 함께 중고 전기차 구매자에 제공해온 세액공제도 폐지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속에서도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숨통을 틔워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45X)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기존 법안에는 2033년부터 세액공제가 폐지되지만 공화당 법안은 이를 바꿔 2031년 말까지만 세액공제를 유지토록 했다.
또 금지된 외국 단체(prohibited foreign entities)로부터 라이선스 계약 등 물질적인 지원을 받는 생산품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했는데 이는 중국 기업이 수혜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기차와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는 여러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중 한국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리 정부도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그간 의회에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왔다.
이번 법안은 하원 세입위에서 발의한 것인 만큼 향후 심의 과정에서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세액공제로 경제적 혜택을 본 지역의 의원들이 법안 개정에 반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21명은 지난 3월 하원 세입위의 공화당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유지할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내 정치의 혼란과 대선에 따른 국정 리더십 부재로 미 의회와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하원 세입위의 법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관련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AMPC 효과에 힘입어 3747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올렸는데, AMPC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적자로 집계된다.
삼성SDI는 1094억원, SK온은 1708억원을 각각 1분기 AMPC 혜택으로 받아 적자를 축소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발생한 손실을 AMPC가 상당 부분 메꿔줬다"며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미국이 전기차 관련 세액공제 종료 시점을 일정보다 앞당길 경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아주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