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경영권 분쟁, 1라운드는 광장vs화우 대결…법적 쟁점 세가지는

노자운 기자 2023. 2. 22. 10: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주·CB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
‘적대적 M&A’ 여부가 최대 쟁점
주식 매매 단가·공정위 사전신고 의무도 살펴봐야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왼쪽·SM엔터 제공),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오른쪽). /뉴스1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현 경영진은 카카오를 우군으로 맞아들였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M&A)로 간주해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한편 하이브라는 또 다른 ‘공룡’을 끌어들였다.

2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경영진 측은 법무법인 광장을, 이 전 총괄 측은 법무법인 화우를 선임했다. 이미 여론전에 한창인 양측은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3조원짜리 회사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칠 법적 쟁점들은 무엇인지, 양 진영의 첨예한 대립 이면을 들여다봤다.

① 누가 ‘적대적 M&A’를 하려는가

적대적 M&A 여부는 이번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SM엔터의 현 경영진은 지난 7일 카카오에 제3자배정방식으로 신주 1119억원어치와 CB 1052억원어치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전환권이 행사된다면 카카오는 지분 9.05%를 보유하게 된다.

이 전 총괄 측에서는 제3자인 카카오에 일방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해 경영진의 우호 지분을 확대하려는 SM엔터 이사회의 시도가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상법 제418조 제1·2항과 제513조 제3항에 따르면, 회사가 주주 아닌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려면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있어야 한다. 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 희석과 지배력 약화를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카카오의 신주 및 CB 인수가 적대적 M&A를 위한 것인지, 혹은 ‘경영상 목적’ 때문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이 전 총괄 측은 SM엔터가 자금을 시급하게 조달해야 할 만한 경영상 사정이 없으며, 설령 자금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주주배정이 아닌 제3자배정 방식을 택한 점은 석연치 않다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카카오는 지난해까지 대주주(이 전 총괄)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 증자 참여도 경영권을 노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전 총괄 측 입장이다.

반면 현 경영진 측은 카카오가 적대적 M&A 세력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의 지분 투자는 단지 사업 제휴 때문이라는 게 경영진의 주장이다. 이 전 총괄 측에서는 “정말 사업 제휴가 목적이었다면 9%나 되는 지분을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살 게 아니라, 하이브·두나무의 사례처럼 지분 스왑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SM엔터 경영진 측 변호인은 “그건 회사 기업가치가 대등하고 SM엔터의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을 때나 의미 있는 얘기”라고 반박한다. 카카오(시총 28조원)가 SM엔터(시총 3조원)와 지분 스왑을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하이브와 두나무의 경우, 2021년 11월 지분 스왑을 단행했을 당시 시총이 각각 17조원, 20조원 수준이었다.

이제 적대적 M&A는 일방이 아닌 ‘쌍방’ 간 논쟁 거리가 됐다. 이 전 총괄 보유 지분 14.8%를 하이브가 사들였는데, SM엔터에서는 이에 대해 “적대적 M&A는 하이브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을 쌓는 셈이다.

② 9만원 vs 12만원…누가 주주가치를 훼손했나

양측은 카카오·하이브가 사들인 주식 단가를 놓고도 대립한다. 현 경영진 측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단가(12만원)가 너무 낮다며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12만원은 이 전 총괄 보유 지분의 매매 단가와 같다.

이에 대해 이 총괄 측 인사인 조병규 사내변호사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선생님(이 전 총괄)의 주식 가격과 공개매수 주식 가격이 같은데, 이는 한국 M&A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대주주로서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하나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그 혜택이 가도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SM엔터의 지분 가치를 끌어내려 주주가치를 훼손한 쪽은 오히려 카카오와 현 경영진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산 값이 너무 낮다고 지적하려면, 카카오의 매수가(9만원)에 대해서는 더 강경하게 반대해야 옳다는 취지다. 그는 “카카오가 가격을 9만원으로 후려쳤고, 선생님(이 전 총괄)은 12만원에 모든 (소액)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경영진 측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맞선다. 경영진 측 변호인은 “카카오의 경우 전략적 제휴를 위해 신주를 인수했기 때문에 가격 베네핏을 받고 싸게 샀지만, 이 전 총괄이 보유한 구주와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지분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얹어서 비싸게 거래하는 게 맞다”며 두 건을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③ 하이브, 공정위에 ‘사전신고’ 해야 했나

하이브의 지분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신고’ 대상이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자산 혹은 매출액 3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인수할 경우 공정위에 사전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먼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매매 대금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반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취득이 이뤄질 경우 사전 신고 의무가 없다. 한 사람으로부터 사들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경우 이 전 총괄 지분 14.8%를 인수하고 나머지는 공개매수의 방식으로 인수하겠다는 것인데, SM엔터 현 경영진은 하이브의 구주 인수와 공개매수가 동시에 계획됐고 같은 날 발표된 만큼 ‘하나의 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전 총괄 측 변호인은 “지분 14.8%의 매도 주체는 이 전 총괄, 나머지 지분의 매도 주체는 다른 주주들이기 때문에 두 거래를 같은 딜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