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금품 맘대로 나누고 챙기고…"협회장 횡령 가능성"

<앵커>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후 협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걸 계기로, 정부가 대한배드민턴 협회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규정을 어기고 협회를 불투명하게 운영해 온 사실이 확인됐고 협회장의 횡령과 배임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권종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배드민턴 협회를 조사해온 문체부가 발표한 '중간 브리핑' 내용에는 협회 김택규 회장과 일부 임원들의 비리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난해 후원사로부터 셔틀콕 등 1억 5천만 원의 물품을 협회 직원들 몰래 따로 받은 뒤 임의로 배분한 표를 보면, 태안군이 속한 충남이 서울의 10배가 넘는 4천만 원을 챙긴 게 눈에 띕니다.

후원 계약을 주도한 사람이 김택규 회장이 임명한 태안군 배드민턴 협회 소속이라는 점, 또 김택규 현 회장이 전 충남 배드민턴 협회장이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문체부는 횡령과 배임죄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정우/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 협회는 현재까지 파악된 상황만으로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습니다. 아울러 횡령 및 배임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일부 임원들은 협회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유치 금액의 10％인 6천8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는데, 임직원이 후원사 유치에 따른 대가를 받는 건 협회 정관에 위배됩니다.

그런가 하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경우 후원사가 주는 보너스가 선수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택규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협회가 받는 연간 후원금의 20%를 국가대표 선수단에게 배분하는 규정이 있었고, 이 금액은 연간 10억 원에 달했는데, 2021년 김 회장이 취임한 지 다섯 달 만에 해당 조항은 삭제됐습니다.

문체부는 비리가 확인된 협회에 대해 교부금 반환과 제재금 부과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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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권종오 기자 나와있습니다.

Q. 안세영, 대표 아니어도 국제대회 나가나?

[권종오 기자 : 그렇게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안세영 선수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에 이런 말을 했죠. 대표팀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 올림픽에 협회가 못 나가게 하면 너무 야박하지 않느냐 이런 말을 했는데 문체부의 오늘 발표를 보면 이런 문제는 앞으로는 없어질 것 같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현재 규정을 보면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선수는 국제대회에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먼저 국가대표로 5년을 뛰어야 하고요. 그다음에 여자는 27세, 남자는 28세가 넘어야 하는데 안세영 선수 이제 22살입니다. 그러니까 5년을 더 기다려야 해요. 그런데 올림픽, 아시안게임 44개 종목 가운데 비국가대표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종목 단체는 배드민턴이 유일합니다. 딱 1개 있습니다. 문체부는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만큼 이 조항의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안세영, 신발 마음대로 신을 수 있나?

[권종오 기자 :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될 전망입니다. 안세영 선수 본인이 좋아하는 신발을 신으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도 되고 또 별도의 후원 계약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모든 용품은 아니더라도 일부 용품은 안 선수 본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현재 규정을 보면 모든 국가대표는 협회하고 계약을 맺은 공식 후원사 제품만 사용하게 돼 있습니다. 여기에는 라켓, 신발, 유니폼 등 모든 용품이 포함돼 있는데요. 후원사 물품 사용을 강제하는 단체는 배드민턴과 복싱뿐입니다. 문체부는 신발과 라켓은 경기력에 직결되는 만큼 선수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밝혔는데 현재 협회 후원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개선이 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권종오 기자 kj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