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국가가 대만 민항기의 영공 통과를 막은 것은 처음이다. 중국조차 대만 항공기의 영공 통과는 막지 않는다.
파키스탄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 항공사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특정 국가가 대만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건 처음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아시프 장관은 "항공 당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따르고 있다"며 "중국 항공사들에만 파키스탄 영공 통과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25일 오전부터 항로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대만 항공사들은 지난 주말부터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대만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지난 25일 오전부터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하지 않았다. 대신 항공편 12편 이상이 러시아 영공으로 우회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만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피해 왔지만, 파키스탄의 이번 조치로 러시아 영공을 다시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이번 조치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대만 민항국도 항로 변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다만 항공사들의 러시아 영공 통과가 금지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최근 원유 가격이 6개월 사이 최고 수준에 가깝게 뛰었다며 강제로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 대만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공 폐쇄는 운항 시간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더 많은 국가가 압박에 가세하도록"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고립시키려고 노력해 왔다. 올해 초 친중 성향 아프리카 국가 3곳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전용기에 영공을 개방하지 않기도 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자 이언 총 교수는 "중국은 더 많은 국가가 대만에 압박을 가하도록 노력해 왔다"며 "특히 파키스탄은 중국과 가까운 협력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군사·경제 전반에서 밀착해 왔다.

영공은 군사 자산이 아니지만 명백한 외교 수단이다. 다른 친중 국가들이 같은 조치를 따라갈지 여부가 대만의 국제 항공망에 미칠 파장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뉴스1, 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