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손가락안에 드는 아시아나 기내식
해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기내식이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준비단계에서의 설레임과 흥분이 전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의 절반이라면, 그 절정은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외국 국적 항공사 여객기에서 맛보는 기내식은 해당 국가에 대한 첫 인상을 결정하고도 남는다. 기내식이 훌륭하면 여행지에 대한 기대가 배가된다. 반면 기내식이 기대 이하이면 어쩐지 그 나라의 문화 수준 역시 그러하리라 짐작한다. 기내식은 맛과 영양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식문화까지 한 판에 다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수백만원이 드는 항공권 가격을 생각하면, 전식-본식-후식으로 이어지는 제대로 된 정식을 흉내라도 내야한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서비스에 공들이는 이유다.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영국항공서비스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이코노미석(보통석) 기내식’ 10선을 인용 보도해 소개한다.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이 3위에 뽑혔다. 10위 독일 루프트한자를 제외하고 1~9위가 모두 아시아 지역 항공사였다.
1위는 태국의 타이항공이 차지했다. 동남아 음식 강국의 국적항공사답게 타이항공 이코노믹석 기내식은 땅콩으로 버무린 매콤, 달콤한 국수와 태국식 커리, 쌀밥 등 방콕 시내 거리 음식점을 연상시키는 메뉴로 채워져 있다.

2위는 터키항공이다. 지중해식 샌드위치, 그리스식 커피, 전통요리 케밥과 바클라바(견과류로 만드는 중동식 파이) 등으로 구성된 터키항공 이코노미석 기내식은 천년고도 이스탄불 음식 문화의 맛 보기 격이다.
그 뒤를 잇는 아시아나항공은 “강남의 김이 자욱한 음식점과 서울 바베큐”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소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티하드항공이 4위다. 샤프론 쌀밥에 커리를 중심으로 3가지 다른 본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메가로폴리스(초대형도시) 두바이의 위상을 자랑한다.
홍콩 캐세이퍼시픽이 5위권에 들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 기내식은 쌀밥, 국수, 커리 등 동남아의 이국적 맛으로 무장했다.
6~10위에는 싱가포르항공, 일본 ANA, 대만 에바항공,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순서로 진입했다. 이 가운데 7위 ANA 기내식은 ‘일본의 영감(靈感)’을 모토로 하고 있다. 연어 필레, 방어와 간장 등 해산물에 이탈리아식 감자 뇨키, 유자의 일종인 카보스로 만든 고유한 칵테일이 어우러져 있다.
10위권의 유일한 서양항공사인 루프트한자 이코노미 기내식은 독일 음식은 맛없다는 편견을 깨트린다. 바삭바삭한 크로와상, 신선한 과일 주스, 묵중한 호밀빵에 무엇보다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항공사에게 기내식 개발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탑승객에게 맛과 영양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예산도 고려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30년전만해도 항공사들은 기내식 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 그러다 1987년에 미국 항공사들이 기내식에서 올리브 하나를 뺐을 경우 1년에 4만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기내식은 간소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저가항공사는 기내식과 음료를 별도 가격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뉴질랜드항공 기내식을 담당하는 뉴질랜드 요리사 피터 고든은 인디펜던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내식 개발에는 문화 뿐 아니라 날씨, 공항 상태, 고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동 지역이 목적지라면 기내식 요리에는 이슬람에서 금기시되는 돼지고기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비행 시 기류 변화를 고려해 식판에서 금새 빠져갈 수 있는 방울 토마토는 쓰지 않는다. 고도에 따라 미각이 달라지는 것도 변수다.
혀의 미뢰(맛돌기)는 해수면에서 1000피트 이내 높이에서 제 기능을 한다. 장거리 비행시 고도 3만5000피트를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기압이 떨어져 미뢰는 엉뚱하게 기능할 수 있다. 게다가 건냉한 기내석 공기는 냄새를 맡아야할 코까지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기내에서 마시는 맥주, 와인 맛은 지상에서와 사뭇 다를 수 있다. 고든은 기내 와인은 “과일 맛이 안나는 드라이 와인이어야하며, 타닌(떫은 맛을 일으키는 성분)은 더 배가될 수 있다”고 귀뜸했다. 반면 샴페인과 아이스크림은 고도와 관계없이 고유의 맛을 유지한다.
기내에는 따로 조리 공간이 없으므로, 기내식은 지상에서 미리 요리한 준비된 음식을 뜨거운 대류를 일으키는 요리기구에 덥힌 뒤 제공된다. 승객에게 최상의 맛을 선사하고 싶은 요리사로선 요리 선택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고든은 “예컨대 수플레는 기내식으로 절대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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