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과 한우 등심 실컷 먹고 바람도 쐬고

2015. 4. 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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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집 맛난 얘기] 대전 방동저수지 <어화장단>

위축된 소비환경에서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고깃집들의 전략은 눈물겹다. 몇 해 전에는 할인판매나 고기뷔페가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더 주는 ‘4+4’시스템이나 무한리필 점포들이 눈에 띈다. “이래도 안 먹을래?”하는 업주들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점포에서 질이 낮은 고기를 취급해 가끔 물의를 빚곤 한다. 대전시 방동의 <;어화장단>;은 수려한 풍광 속에서 일정한 가격에 양질의 한우 암소 등심을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다. 고기 선호도가 높은 식구들에겐 무릉도원이자 천국이 아닐 수 없다.

맘씨 좋은 중도매인이 직접 운영하는 고깃집

<;어화장단>;이 양질의 한우 암소 등심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점주인 강영구 씨의 남다른 이력 덕분이다. 강씨는 과거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축산회사에서 일했다. 지금은 경기도 안성의 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으로 등록된 축산물 유통 전문가다. 경매를 통해 도축한 소를 대량으로 구매해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일이 본업이다. 식당이나 정육점에 팔기도 하고 필요한 고기는 자체적으로 수급한다.

경락받은 2분 도체(도축한 소 한 마리를 두 쪽으로 나눈 것) 지육의 해체도 내부 시설에서 해결한다. 아울러 짧은 시간에 일괄 처리함으로써 고기의 위생과 신선도도 그만큼 높다. 수 십 년 오랜 경험에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까지 소지한 강씨는 좋은 고기의 선택과 관리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따라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유통비와 가공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주인장 강씨의 얼굴은 이중섭의 그림에나 나올 법한 순한 토종 한우를 닮았다. 그의 느긋한 성격과 순후한 인심이 얼굴에 그대로 다 드러난다. 과거 대학 졸업 후 군에서 학군후보생(ROTC) 출신 장교로 복무했다는데 어떻게 부하들을 다스렸을지 궁금해진다. 양질의 한우를 무한리필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상업적 논리 이전에 어쩌면 그의 인간적 성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고기 맛 진한 한우 암소 2등급 이상 등심만 제공

가끔 무한리필 고깃집에 가면 등심은 구색 갖추기로 조금만 주면서 기타 저렴한 부위로 구성한 곳이 흔하다. 그런데 이 집의 무한리필은 오로지 한우 암소 등심 한 가지뿐이다. 한우 암소는 최소한 2등급 이상의 육질인데 30일 정도 숙성을 시켜 내놓는다. 가격은 성인 2만9000원, 초등생 1만7000원, 만 3세 이상 유아 6000원이다.

한우의 맛은 근내지방이 크게 좌우한다. 보통 마블링이라고 부르는 근내지방은 근육 속으로 발달했다. 근내지방이 고기 맛을 좋게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고기를 구울 때 녹는점이 낮은 근내지방이 먼저 녹으면서 고기의 표면을 둘러싼다. 이 얇은 막이 고기의 수분과 육즙의 증발을 차단한다.

그리고 근내지방에 들어있는 올레인산이 고기 특유의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 올레인산은 수입육보다 한우 고기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근내지방은 고기의 강도를 약화시키고 살코기보다 밀도가 낮아 고기를 씹을 때 부드럽다는 느낌을 준다. 사람들이 한우 암소고기를 선호하는 이유도 근내지방이 많고 근섬유가 얇으면서 섬세해 맛이 고소하고 진하기 때문이다.

등심 된장찌개로 마무리, 주변 경관 나들이는 덤

아무리 고기를 맛있게 먹어도 마무리 식사가 시원치 않으면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 집에서 마무리 식사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등심 된장찌개(5000원)인데 무한리필 고객에겐 1000원에 제공한다. 된장찌개에 등심을 먹을 만큼 맘껏 넣어 끓여 먹을 수 있다. 소고기 국물이 우러난 찌개 국물의 감칠맛이 우수하다. 역시 국이나 찌개에 소고기가 들어가면 맛이 한결 달라진다. 아예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어도 좋다.

후식막국수(5000원)로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다. 가늘게 썬 채소 고명을 넉넉히 얹은 비빔막국수는 양도 푸짐하다. 깔끔한 입 안 정리를 원한다면 물 막국수를 고르는 게 정답!

이 집의 강점이자 약점은 시내 중심부를 벗어난 교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봄철을 맞아 모처럼 소중한 가족끼리 외출 겸 외식을 계획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도 없다. 식구들끼리 드라이브나 가벼운 소풍을 겸한 나들이에 최적의 장소다.

고깃집 앞 방동 저수지에서 가끔 요트 선수들이 활기차게 노를 젓는 모습과 조사들이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식당 뒷산에는 길지 않은 산책 코스도 마련했다. 식구들끼리 천천히 걸으며 저수지를 원경으로 완상해볼 것을 추천한다. 가족 사랑과 소중함을 차곡차곡 챙기면서.

<;어화장단>; 대전시 유성구 성북로 66-19, 042-543-0999

기고= 글, 사진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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