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옷 맞춰입고, 화장까지… 커플사진 찍듯 '우정사진' 찍는 2030

윤형준 기자 2015. 4. 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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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끼리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에요."

수도권의 한 대학에 다니는 윤모(21)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몇 장을 올렸다. 사진을 찍은 5명은 모두 흰 와이셔츠에 청바지를 깔끔히 맞춰 입은 남학생이었다. 어깨동무를 한 사진부터, 손등으로 턱을 괴고 찍은 사진까지 포즈도 다양했다. 윤씨는 "군 입대를 앞두고 기념으로 남기려고 친구들과 찍었다"며 "군대에 가거나 취업하면 이렇게 남자끼리 사진 찍는 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남자끼리 옷을 맞춰 입고 사진관에 가서 단체사진을 찍는 이른바 '우정 사진'이 20~30대 남성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실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의경(義警) 동기끼리 기념으로 찍었다"거나 "사회에 나가는 ○○의 미래를 위해 모였다" 등의 사연이 붙은 남자 단체사진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사진관들도 남자들의 '우정 사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대학가 주변 사진관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남성들이 찍은 우정 사진들을 본보기로 올려놓고 광고하고 있다. 서울 홍익대 근처에 있는 한 사진관 사장은 "과거 남녀가 커플 사진을 찍듯 남자 대학생끼리 우정 사진을 찍으러 오는 손님이 많다"며 "남학생들끼리 옷도 맞춰 입고 메이크업 화장까지 하고 오는 등 단순한 단체사진을 찍는 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정 사진'이 유행하는 건 여성처럼 '꾸미는 20대 남성'이 자연스러워진 사회 분위기 속에 남성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마초적 성향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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