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속 PD였으면 최민수가 때렸을까요?" 외주PD의 공분

이정현 2015. 8. 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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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수.(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외주PD가 ‘을’이 아니라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지난 19일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를 촬영하던 배우 최민수가 PD를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맞은 PD는 KBS가 아닌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 소속이다. 사건 이후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건은 이후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최민수의 폭행 논란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다음날인 20일 코엔미디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민수가 외주 PD에게 사과했으며 양측이 화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사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민수를 비롯해 그의 소속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민수의 폭행사건이 일어나고 이틀 만에 한국독립PD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KBS와 외주제작사의 대처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촬영현장에서 일어난 심각한 폭행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비상식적인 제작사와 KBS의 무책임한 태도, 가해자의 사과에 시청자들은 물론 독립PD, 방송 스태프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특히 시청자의 수신료로 제작되는 KBS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가해자의 사과’가 적절한 해결이었는가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최민수와 ‘나를 돌아봐’ 그리고 KBS를 향한 비난 여론은 거세게 일어났고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한국독립PD협회의 권익위원장 복진오 PD는 “폭행을 저지른 최민수에 대한 하차 여부가 거론되지 않는 지금 이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다”라며 “폭행당한 당사자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폭행이 일어났다는 것이고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듯한 KBS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 PD는 “외주 PD에 대한 지상파 방송의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며 “최근 MBN 소속 PD가 외주 PD에게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일어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최민수의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행은 일어나서는 안되며 MBN PD와 더불어 최민수 역시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맞다. 이에 대해서는 제작사인 코엔미디어도 고민을 해야 하는 지점이다”고 의견을 전했다.

“KBS 소속 PD였으면 최민수가 그렇게 함부로 대했을까요? 그리고 KBS가 자사 직원이 폭행당한 것에 대해 가만있었을까요? 자신과 상관없는 외주사 PD이기에 쉬쉬하며 수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외주 PD에 대해 ‘갑을관계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 생각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관련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복진오 PD는 “방송 프로그램을 위해 외주PD의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갑’의 위치에 있는 PD나 출연진이 문제가 있더라도 제대로 된 처벌이 되지 않고 있다. MBN PD를 비롯해 최민수 역시 스타의 지위를 누리고 있기에 KBS에서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국독립PD협회의 성명서가 나간 후 코엔미디어의 대표는 협회 측에 대화를 제의했다. KBS는 별다른 모션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 PD는 “외주PD의 권익을 위한 대화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이번 사건은 당사자끼리 합의했다고 끝날 문제는 아니다. 유사한 사건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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