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17년 만에 법정 선 패터슨 "범인은 에드워드 리"

조지원 기자 2015. 10. 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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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패터슨이 지난 9월 송환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왼쪽부터),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모씨와 아버지 조모씨가 8일 패터슨의 재판을 보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찾았다. /조지원 기자

‘이태원 살인 사건’ 진범으로 17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아더 패터슨(36‧사건 당시 18세)이 진범은 에드워드 리(36‧사건 당시 18세)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심규홍) 심리로 8일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패터슨의 변호인은 “조중필(당시 22세)씨를 칼로 찌른 사람은 에드워드 리”라고 주장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구속 상태인 패터슨은 이날 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재판부는 통역을 통해 패터슨에게 진술거부권 등을 전했다. 패터슨은 통역사의 말을 듣고 짧게 영어로 대답했다. 패터슨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말할 때 고개를 가로 저었고, 변호인이 변호할 땐 짧게 끄덕였다.

검찰은 재판을 통해 패터슨이 조씨를 칼로 찔렀다는 공소사실을 입증할 계획이다. 검사는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람은 리고, 자신은 목격자일 뿐이라는 패터슨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겠다”며 “범인이 조씨가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클 것이라는 당시 부검의 의견을 반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터슨 측 변호를 맡은 오병주(59‧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리가 마약을 흡입한 뒤 환각 상태에서 조씨를 죽였다”며 “당시 패터슨은 흰 셔츠를 입고 있어 어두운 색 옷을 입은 리보다 옷에 묻은 피가 목격자들 눈에 더 잘 띄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접견 중 재판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하자 패터슨이 깜짝 놀라며 ‘세 달이면 무고함이 밝혀질 줄 알았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에는 범행 현장에 함께 있던 리가 조씨를 단독 살해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패터슨은 흉기소지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중 1998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지난달 국내 송환됐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조씨의 부모와 리의 아버지도 등장해 재판을 지켜봤다. 리 아버지는 재판 시작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패터슨이 혐의가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번에는 피해갈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의 어머니 이모(73)씨는 재판 직후 “변호인 주장에 속이 상했다”며 “리가 죄가 없으면 증인으로 나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2일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구속 상태인 점을 감안, 6개월 안에 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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