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본 '북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 원인.."중국이 김정은 숭배 내용 수정 요구한 듯"

박영환 기자 2015. 12.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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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연 전격 취소 논란이 커지면서 북한 모란봉악단(사진)이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모란봉악단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음악정치의 도구로 이해된다. 이번 중국 공연 취소로 모란봉악단의 역할을 음악외교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무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란봉악단은 김 제1비서 주도로 2012년 3월 창단됐으며 이름도 김 제1비서가 직접 지었다. 시범공연부터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가를 연주하며 파격을 선보였다. 킬힐을 신고 미니 원피스를 입은 가수와 연주자들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와 북한의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음악적으로 모란봉악단은 김정일 시대 만들어진 경음악단인 왕재산 경음악단과 보천보 전자악단을 계승하고 있다. 여기에 은하수 관현악단 같은 클래식 계열의 영향을 받았고, 사상적으로는 조선인민군 공훈국가합창단과 연결된다. 북한 유명 가수인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있으며, 관리자를 제외한 맴버 전원이 여성이다. 김유경 등 가수 10명과 선우향희 등 연주자 14명으로 구성됐다. 공연에는 주로 가수 7명, 연주자 10명이 등장한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가리라 백두산으로’ 등 자주 연주하는 노래에서도 악단 성격을 알 수 있다. 악단 구성원은 전원 군인이다. 단장 현송월은 대좌(대령)이고, 가수와 연주자들도 소위나 중위 계급이다. 김 제1비서는 지난 4월까지 22회 공연 중 16회에 참석했다. 북한은 모란봉악단 공연 대부분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모리 도모오미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전임연구원은 최근 모란봉악단의 사회적 기능을 ‘계승과 혁신’이라고 정리했다. “예술면에서는 북한식 사회주의 예술양식 및 사상을 고수하면서, 연출에는 새로운 지도자의 센스를 충분히 반영해 세계표준에 맞춰 나간다”는 것이다.

한편 북·중 양국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중국이 김정은 제1비서 숭배 일색인 공연 내용의 수정을 요구한 게 취소 원인이라고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쑹타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은 지난 12일 모란봉악단의 귀국 직전 숙소까지 찾아가 사태를 수습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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