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를 즐기는 방법
영화 <사도>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의 8일, 그리고 영조에서 정조대에 이르는 56년간의 시간을 교차편집하는 방식으로 비극적 가족사를 그려냈다. 요즘 보기 드문 정통 사극. 장식과 양념을 걷어내고 날것의 원재료 그대로를 영화적 구성에 담아냈다.
3일 언론시사회 직후 이준익 감독과 송강호, 유아인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이 말하는 영화 감상의 포인트와 인물 해석을 들어봤다.

| <YONHAP PHOTO-2821> 영화 ‘사도’ 언론시사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사도’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 김해숙, 전혜진, 문근영, 유아인, 이준익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9.3 |
■이준익 감독=영화 후반부 영조가 뒤주를 마주보고 나누는 9분간의 대화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곧 죽어가는 사도를 놓고 영조의 긴 대사가 이어진다. 이 부분은 영조가 왕이기도 하지만 한 아버지로서의 자기고백이기도 하다. 아버지, 인간으로서의 진실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 장면을 아무런 장치없이 돌직구처럼 밀고 나가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송강호라는 배우였기에 믿고 맡겼다. 영화에서 그 인물 안에 들어가 최선을 다한 배우 송강호를 사랑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 시대에 사도를 불러낸 이유는 이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역사속에 부각된 비극적인 인간관계지만 이 감정은 현재의 보통사람들의 관계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지 않나.
■송강호(영조)=영조는 출생의 컴플렉스, 경종을 독살했다는 컴플렉스에 평생을 시달렸던 왕이다. 그래서 왕권에 대한 집착이 특히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들(사도)에 대한 사랑이 과잉으로 표현됐고 그것이 비극의 씨앗이 됐다. 그런 복잡다단한 영조의 심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내 책무라고 느꼈다.
이 영화는 현란한 장식도, 스타일리시한 부분도 없다. 그렇지만 분명한 시선과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
■유아인(사도세자)=사도세자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왕의 아들이니 세자가 된다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세자로서의 무게에 짓눌리고 싶어하지 않았던,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청년의 모습이 사도였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건강한 청년이 광인으로 변해가는 과정, 뒤주안에서 하루이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 그런 변화의 결과 과정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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