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같이' 시위대 잡던 경찰, '기자 목 조른' 제 식구엔..

2015. 10.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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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수천명 몰린 집회에서도 CCTV 돌려 누구든 찾아내더니
김규남 기자 불법 연행한 경찰은 일주일 넘게 못 찾아

[현장에서]

집회·시위 참가자들과 경찰의 마찰은 익숙한 풍경이다. 경찰은 ‘불법 변질’을, 집회 주최 쪽은 ‘충돌 유발’을 주장하며 상대방의 행동을 범죄화한다. 검찰과 법원으로 가면, 시위대를 집중 채증한 경찰 쪽 주장이 먹히게 마련이다. 아래의 경우를 보자.

9월23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광화문광장 근처.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해산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 기동대원들이 갑자기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로 밀고 올라왔다. ‘세종문화회관 침탈’ 같은 사나운 표현이 나올 법한 이례적 장면이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거 아니야. 어느 나라 경찰이야?” 누군가 소리쳤다. 기동대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 올라와” 소리 지르며 경찰력을 계속 계단 위로 이끌었다.

“밀지 마세요.” 계단 맨 위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한겨레> 김규남 기자가 방패로 자신을 미는 기동대원에게 말했다. 경찰이 거듭 방패로 밀었다. “취재 방해하는 거요, 지금?” 김 기자 손에는 현장 동영상을 찍던 스마트폰이, 다른 손에는 취재수첩과 집회 유인물이 들려 있었다. 경찰의 방패는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김 기자가 버텼다.

“검거해, 검거해. 잡아, 잡아!” 그 순간 한 기동대원이 김 기자의 목을 뒤에서 낚아챘다.(사진) “나 한겨레 기(자)…”라는 말이 꺾인 목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작전’은 멈추지 않았다.

■ 김규남 기자가 연행 직전 찍었던 동영상

일주일이 지난 9월30일 오전까지도 경찰은 이 기동대원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수천명이 몰린 집회에서도 시시티브이까지 뒤져 누구든 거뜬히 찾아내는 경찰이 얼굴 사진까지 제대로 찍힌 자기 식구는 일주일 넘도록 가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태진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장은 오후가 돼서야 “당사자는 14기동대 변춘호 경장이다. ‘동료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람이 있어서 제압하려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먼저 폭행했다는 경찰 진술이 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취지였다. “그 말이 맞다면 왜 기자를 수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더니, 1일에는 “폭행이 아닌 해산명령 불응으로 연행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연행 직전까지 김 기자의 손에 들려 있던 스마트폰 속 동영상과 현장음을 인터넷한겨레(hani.co.kr)에 올린다. 그간 경찰에 유리한 진술과 채증 사진들만 검찰과 법원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시위대의 작은 일탈행위에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던 경찰은 최근 6000만원 수뢰 혐의가 드러난 제 식구는 불구속으로 수사했다. 검찰 수사 결과 경찰관들의 수뢰액은 송치 때 액수의 8배가 넘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사진 노동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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