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CJ헬로비전 투자금 5조원 사용처 살펴보니..디지털 전환에 '올인'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통합법인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에 집중된다.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초고화질(UHD) 방송 등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전환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 SKT-CJ헬로비전, 첫 번째 미션은 ‘디지털 전환’
현재 CJ헬로비전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율은 약 60%로, 케이블 업계 3위 사업자인 씨앤앰에 못미친다.
작년 말 기준 디지털 전환율이 가장 높은 케이블 사업자는 씨앤앰(66%)이다. 그 뒤를 CJ헬로비전(59.4%), 현대HCN(49.9%), 티브로드(46.7%), CMB(11.3%)가 잇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까지 CJ헬로비전의 디지털 전환율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기가 커버리지를 9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광케이블을 기존 100메가바이트(MB)에서 기가로 업그레이드하고, 증폭기 교체 등 노후화된 하이브리드망(HFC)에도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방송 송·수신 기술에 따른 차이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이 서비스하는 인터넷TV(IPTV)는 가정 내 셋톱박스에 ‘UTP케이블’로 불리는 이른바 랜선을 꼽아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어서 100% 디지털 방송이다. 디지털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며, 최대 10Gbps(초당 10기가비트)의 속도를 지원해 UHD 등 대용량 영상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반면 CJ헬로비전은 가정 내 셋톱박스에 동축케이블(구리선)을 사용해 영상을 전송한다. 동축케이블은 인터넷처럼 10Mbps(초당 10메가비트) 내외의 통신 속도를 지원한다. 최근에는 마을·아파트 단지까지는 광케이블을, 가정 내에는 동축케이블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망(HFC) 방식을 채택해 속도를 높였다. 다만 이 방식은 방송의 화질을 높일 수 있을 뿐, 근본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기가급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UHD TV는 풀HD TV보다 해상도가 4배~16배 높다. 그만큼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야 서비스할 수 있다. 결국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방송 화질도 끌어올리며 수익을 많이 내는 양방향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디지털 고속 네트워크망이 필요하다.
◆ ‘디지털 전환=수익증가’…VOD 시장 급성장
케이블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율은 곧 매출, 영업이익 등 수익과 직결된다. CJ헬로비전의 지난 3분기 실적에서 가입자1인당매출(ARPU)을 살펴보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가입자의 차이는 크다. 디지털 가입자의 ARPU는 1만1150원으로 아날로그 가입자(3716원)에 비해 3배 정도 많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입자의 ARPU 차이는 VOD 서비스 때문이다. 디지털 방식은 양방향 서비스이기 때문에 VOD를 볼 수 있는 반면, 아날로그 방식은 VOD 시청이 어렵다. 아날로그 가입자한테는 가입비와 기본료 이외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IPTV·케이블 등 유료방송 상위 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1년 1920억원 수준이던 VOD 결제금액은 지난해 579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VOD 광고시장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위 7개사의 VOD 광고 수입은 2011년 142억원에서 2013년 390억원으로 2.7배 급증했다. 작년에는 약 6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로 기존 320만명의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가입자와 함께 CJ헬로비전 가입자 430만명을 추가해 750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디지털 전환율이다. CJ헬로비전 가입자 가운데 172만명은 아날로그 가입자다. SK텔레콤이 VOD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입자는 578만명에 불과한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망투자는 많은 차량을 더 빠르게 통과시키기 위해 기존 국도였던 도로를 고속도로로 확장공사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는 망투자, 마케팅, 설치기사 인건비 등 많은 부분에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투자금 5조원 가운데 3조원 이상이 집중적으로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판 넷플릭스 꿈꾼다…SK표 ‘뽀로로’ 나오나
SK텔레콤은 VOD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비의 일부를 콘텐츠 개발에도 사용할 방침이다. 앞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와 함께 CJ E&M과 미디어 콘텐츠 영역 투자를 위해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SK텔레콤은 CJ E&M와 함께 연내 공동 투자한 5개 드라마, 예능 등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드라마 ‘처음이라서’,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체형 관리 프로그램 ‘더바디쇼’를 방송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및 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유망 콘텐츠를 적극 발굴·육성해 ‘뽀로로’ 프로그램과 같은 성공 사례를 지속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콘텐츠에도 투자를 하는 것은 플랫폼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넷플릭스는 하우스오브카드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과 콘텐츠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플랫폼의 차별화를 위해서 어느 정도 콘텐츠 투자는 필요하다”며 “합병법인은 늘어난 플랫폼 규모에 맞게 다양한 장르 유형에 맞춰서 투자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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