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납치' 화보 맥심 코리아..맥심 본사에서 규탄 성명 발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적 판타지로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남성잡지 ‘맥심 코리아’ 표지에 대해 맥심 본사가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온라인 청원사이트를 통해 맥심 코리아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청원을 받고 있다.
맥심 미국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허핑턴포스트를 통해 “맥심 코리아가 펴낸 표지와 관련 내용들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우리는 이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한국 누리꾼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청원사이트 아바즈(▶바로가기)에서 ‘맥심 코리아 : 여성의 현실적인 공포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하지 마십시오!’라는 청원을 받고 있다. 청원서 대상은 맥심 코리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여성가족부이다.

| 맥심코리아 9월호 표지 | 맥심 홈페이지 |
이들은 청원서에서 “여성들에게 현실적 공포 대상인 강력범죄의 가해자를 카리스마 있는 남성으로 미화시키고 피해자인 여성을 성적으로 조롱한 편집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맥심 코리아는 9월호 표지에 배우 김병옥씨(55)를 출연시켜 여성 납치를 연상시키는 화보를 실었다. 사진 속 검은 승용차 트렁크 밖으로는 여성의 다리가 삐져나와 있고, 두 발목엔 청테이프가 감겨있다. 옆에선 악역 배우로 얼굴을 알린 김씨가 트렁크에 손을 얹은 채 담배를 피우며 서있다. 표지 문구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고 썼다.
잡지 속 화보에도 김병옥씨가 여자 시체가 담긴 트렁크를 열거나 검은 비닐을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김씨가 트렁크 속 여성에 손을 뻗치는 장면엔 “선생님, 오늘 촬영은 강간범이 아니라 살인범 콘셉트입니다만”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맥심 코리아는 소개글에서 “나쁜 남자의 바이블을 표방하는 맥심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진짜 악’, ‘진짜 나쁜 화보’를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섹시한 남성의 행위’로 묘사한 화보를 두고 비판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제작자와 구독자의 성적 유희와 잘못된 남성상의 미화를 위해 실제 존재하는 피해자의 고통이 공개적으로 조롱거리”가 되었다며 비판했다. 청원서에는 대한민국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비율(85.6%, 통계청 2012년 자료), 세계 성평등 지수 142개국 중 117위(2014년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성평등 보고서’) 등을 인용했다.

| 한 누리꾼이 지난달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안’에 게시한 맥심코리아 9월호 표지의 패러디작품. |
맥심 코리아 측은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변명으로 더욱 논란을 키웠다. 지난달 21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맥심은 “살인, 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며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맥심에디터’ 계정은 “미화할 거였으면 소지섭을 썼겠지”란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해외 언론에도 관련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 UK는 한국 맥심의 화보 콘셉트를 전하며 “아마도 사상 최악의 표지 아이디어”라고 소개했다. 코스모폴리탄 측은 “여기에는 수많은 잘못된 점들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이러한 문제가 시작됐는지 알기는 어렵지 않다”면서 잘못된 성관념을 지적했다. 이어 청원서에 소개된 한국 여성 관련 통계를 전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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