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여성 중심 드라마 '애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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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오늘, MBC 드라마 ‘애인’(사진)이 막을 내렸다. 그해 9월2일 방송을 시작한 ‘애인’은 30%대 시청률로 인기를 모았다. 최연지 작가와 젊은 연출자 이창순 PD가 유동근, 황신혜, 이응경, 하유미, 김병세 등과 손잡은 드라마는 그러나 단순한 시청자 인기로만 설명되지 않을 만큼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애인’은 각기 가정을 지닌 30대 남녀가 겪는 만남과 사랑, 이별의 이야기. 무엇보다 그동안 불륜의 피해자로만 그려진 여성을 스토리의 중심에서 능동적으로 그리며 수많은 여성 시청자의 지지와 호응을 얻었다.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를 그리며 불륜이라는 상투적이고 진부한 소재를 세련되게 그린 덕분이었다. 이는 이창순 PD의 유려한 영상 그리고 이에 덧입혀진 음악으로 더욱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독일 그룹 캐리 앤 론의 ‘I Owe You’는 그 대표적인 곡이었다. 주인공 황신혜가 착용한 고가의 머리핀과 유동근이 입은 잉크블루셔츠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문제는 이 드라마가 현실 속 실제 불륜의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에게는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는 남성들의 상담전화가 이어졌다. 반면 여성들의 절반 이상이 외도의 유혹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파장은 심지어 국회 국정감사에까지 이르렀다. 국감에 나선 의원들은 ‘애인’의 선정성을 문제 삼아 비판을 쏟아냈다. 이를 바라본 일부 여성 시청자들은 이들 의원들의 시선을 비난하며 전화로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또 이례적으로 방송위원회가 ‘드라마의 소재 및 사회적 영향에 관한 토론회’를 열며 ‘애인’의 파장을 점검했다.
이 같은 소재를 다룬 드라마나 유사한 설정의 드라마들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KBS 2TV ‘유혹’ MBC ‘길 위의 여자’ 등 일부 아침드라마도 마찬가지. 급기야 KBS는 중년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를 기획했다 제작을 취소하기도 했다.
어쨌든 ‘애인’은 ‘아름다운 불륜’이라는 이름 아래 막을 내렸지만 그 파장은 오래도록 많은 시청자의 가슴에 잔향을 남겼다. 드러낼 수 없는, 숱한 욕망 탓이었음에 틀림없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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