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안킬로사우루스는 왜 갑옷을 입었을까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관장 2015. 7.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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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융남의 숨은 공룡사] (5)

최근 개봉한 영화 '쥬라기월드'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공룡 인도미누스렉스가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인도미누스렉스는 사람보다 지능이 뛰어나고, 최강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힘이 강한 '무적'의 존재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이런 공룡이 나올 수 없다. 절대 강자를 용납하지 않는 진화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먹이사슬 맨 위에 있는 사자와 같은 맹수도 항상 사냥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자의 먹이가 되는 얼룩말이나 가젤 등은 살아남기 위해 빨리 달리거나 무리를 지어 살도록 진화했다.

공룡도 이런 진화의 결과로 모습과 습성이 각기 다르다. 가장 특이한 진화를 거친 공룡으로는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를 꼽을 수 있다. '연결된 도마뱀'이라는 뜻의 안킬로사우루스는 늑골(肋骨)이 심하게 휘어 있는 '곡룡류(曲龍類)'를 대표하는 공룡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에 남극을 제외한 지구 전역에 살았고 길이는 6.25m, 무게는 6t 정도였다. 고생물학자 바눔 브라운이 1908년 처음 발견했다.

안킬로사우루스는 온몸을 단단한 장갑이 감싸고 있다. '갑옷 공룡'이라는 별명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각질로 덮여 있는 장갑은 혈관이 많이 발달해 있다. 단순히 덮고 있을 뿐 아니라,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안킬로사우루스의 갑옷은 얼굴에도 발달해 있다. 각 뼈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하게 붙어 있는데, 여기에서 '연결된 공룡'이라는 이름이 비롯됐다. 안킬로사우루스의 사촌 격인 '에우오플로케팔루스'는 눈동자를 완전히 덮는 눈꺼풀 뼈도 있었다. 몸을 웅크리고 엎드리면 아무리 포악한 티라노사우루스라도 공격할 부위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곡룡류는 꼬리 끝에 있는 곤봉 같은 뼈 뭉치를 쇠뭉치를 휘두르는 것처럼 공격하는 데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뼈의 구조상 위아래로 흔들기는 힘들었겠지만, 좌우로는 100도 이상 움직일 수 있었다. 이 꼬리뼈 뭉치 모양과 단단함을 통해 공격력을 계산해보면, 초강도 콘크리트 덩어리를 휘두르는 것과 비슷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자신을 공격하는 공룡을 죽이기는 힘들어도, 발목뼈를 부수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

이런 갑옷과 꼬리뼈 뭉치가 진화한 결정적 이유는 곡룡류가 '초식'이었기 때문이다. 안킬로사우루스는 주둥이가 넓적해 낮게 자라는 다양한 식물을 뜯어서 삼켰다. 낮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느라 점차 키는 작아졌고, 커다란 다른 공룡의 공격을 막으려고 단단한 장갑차처럼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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