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당신이 잠든 사이.. 다림질, 냄새 제거 '마법의 옷장'

2015. 11. 2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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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구겨지거나 냄새 밴 옷 넣으면 구김 펴지고 냄새 빠지고 살균 효과도 바지 '칼주름' 잡아주는 2세대 제품, 출시 100일 만에 1만 2000대 팔려

맞벌이를 하는 유은서(37·회사원)씨는 "집안일 중 다림질이 가장 골치 아프다"고 말한다. 3세·6세 두 아들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면 퇴근 후에도, 출근 전에도 차분히 다림질할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탁소에 맡겨보기도 했지만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오는 일도 번거로웠다. 유씨는 "우선 급한 남편 와이셔츠나 양복바지 다림질은 어떻게든 해내지만, 한 번 입고 걸어놓은 내 스커트 뒷부분 주름이나 옷장 서랍에서 꺼낸 니트의 접힌 자국 같은 건 다림질할 새가 없다"면서 "구겨진 옷을 그대로 입고 출근한 날이면 온종일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미혼인 진선미(35·회사원)씨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진씨는 야근도 잦고 회식도 많다. 남성 비율이 월등하게 높은 회사이다 보니 회식 메뉴는 대개 '아저씨 취향'인 삼겹살 아니면 김치찌개. 진씨는 "모처럼 차려입고 간 날 옷에 김치찌개나 삼겹살, 거기다 담배 냄새까지 배면 당혹스럽다. 혼자 사니 옷 한 벌 달랑 드라이클리닝 맡기기도 곤란하고 매일 입는 외투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면서 "의류용 탈취제만으론 감당하기 힘들다. 잠든 새 우렁각시라도 와서 말끔하게 옷을 손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김 펴고 냄새 빼주는 '마법의 옷장'

LG전자의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이하 스타일러)는 유씨와 진씨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우렁각시'다. 옷장 형태의 이 기기에 구겨지거나 냄새가 밴 옷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주름이 펴지고 냄새가 빠지며 먼지가 제거된다. 살균 효과도 있다.

제품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제품 하단부에서 물 입자의 1600분의 1 크기인 미세한 고온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동시에 '무빙 행어(moving hanger)'라고 불리는 움직이는 옷걸이가 분당 220회로 좌우로 흔들린다. 습식 사우나처럼 따뜻하고 축축해진 기기 내부에서 옷걸이가 빠르게 진동하면서 옷에 묻은 먼지와 구김살을 제거하는 것. 증기는 옷감 깊숙이 밴 냄새 입자까지 포획해 건조 과정에서 함께 날려 버린다. 제품 아래쪽의 향기 필터가 은은한 꽃향기까지 입혀준다. 이 모든 과정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표준 코스' 사용 시 39분이다.

'마법의 옷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 제품은 2011년 처음 탄생했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본부장인 조성진 사장이다. 2000년대 초 조 사장이 중남미 출장을 갔을 때, 여행가방 안에서 구겨진 옷을 다리려 하는데 호텔에 다리미가 없었다. 난감해하는 조 사장에게 부인이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수증기가 꽉 찼을 때 옷을 걸어놓으면 옷이 수분을 흡수하고 마르는 과정에서 주름이 펴진다"고 얘기해준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LG전자는 2002년 처음 제품을 기획했고,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무빙 행어의 속도, 진동 간격, 옷걸이 간 거리 등을 정하는 데만 1년 반 이상 걸렸다"면서 "냄새 제거 실험을 하느라 일부러 갈비집에서 회식한 후 옷을 모아 오거나, 담배 연기 자욱한 당구장에 머물다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옷에 먼지가 묻거나 냄새가 뱄을 때뿐 아니라 눈·비를 맞아 젖었을 때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오지은(38·회사원)씨는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전날 밤에 다음 날 입고 갈 옷을 넣고 예약 가동을 시킨 후 아침에 꺼내면 온기가 남아있는 따뜻한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지에 '칼주름'도 잡아드립니다

지난해 말 출시된 '2세대 스타일러'는 기존 1세대 제품을 보완·개선한 것이다. '2세대 스타일러'의 가장 큰 특징은 '바지 칼주름 관리 기능'이 추가됐다는 것. 옷장 문 안쪽에 바지를 눌러서 걸 수 있는 '팬츠프레스'를 설치해 압력, 수분, 열을 통해 정장 바지 주름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1세대 제품에 비해 부피도 30% 이상 줄였다. 2세대 스타일러는 가로 폭 445㎜, 깊이 585㎜, 높이 1850㎜로 공간을 최소한 차지하면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한 번에 세탁 가능한 옷 개수는 바지 한 벌을 포함해 모두 네 벌이다. 1세대 제품 때 200만원이 넘었던 출하가도 2세대에선 129만~169만원 정도로 낮췄다. LG전자 측은 "스타일러 수요층을 조사해보았더니 의외로 1인 가구 비율이 높더라"고 밝혔다.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결과 1세대 때 15%였던 1~2인 가구 비중이 2세대 때는 35%로 높아졌다. 20평대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고객 비중도 1세대 때 21%에서 2세대 때 40%로, 30대 이하 비중은 57%에서 68%로 늘어났다.

제품 반응도 좋다. LG전자 관계자는 "2세대 제품은 출시 100일 만에 1만2000대가 팔렸다"면서 "이는 1세대 제품의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5배가량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롯데홈쇼핑에서는 1시간 동안 3780대의 주문이 들어오며 총 주문금액 43억원을 기록했다. 개인 고객뿐 아니라 기업 고객의 호응도도 높다. 아파트 등을 지을 때 붙박이 형태로 설치해달라는 누적 수주량도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6000대를 넘어섰다.

해외시장도 겨냥 중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중국, 미국에서도 판매를 본격 개시했다. 첫 해외 진출 국가로 중국을 택한 것은 공기 오염도가 높은 중국에서 살균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기 때문. 미국 출시 제품엔 소비자들이 야외활동이 많은 점을 반영해 살균력을 강화한 '스포츠 의류 코스'를 추가했다. 지난 9월엔 미국 출시에 앞서 뉴욕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패션행사인 '뉴욕 패션위크'에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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