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는 여느 때보다 전기차 시장이 뜨겁다. 굵직한 완성차 업체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ID.4 판매를 독일에서 시작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로 테슬라의 등짝을 겨눴다. 국내에선 현대 아이오닉 5가 사전계약 신기록을 달성했고, 기아는 EV6를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겨냥했다. 오늘 <로드테스트>는 그 중에서 아이오닉 5와 EV6(이브이식스)를 각 부문별로 꼼꼼히 비교해봤다. 어떤 차가 뛰어날까?



먼저 체격 비교부터. 두 차종은 현대 쏘나타 & 기아 K5의 관계처럼 같은 골격을 나눠 쓰는 ‘이란성 쌍둥이’다. 그런데 체격 차이는 의외로 크다. 차체 길이는 EV6가 60㎜ 더 길다. 너비는 1,890㎜로 같고 높이는 아이오닉 5가 60㎜ 더 크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 역시 아이오닉 5가 100㎜ 더 넉넉하다. 즉, 아이오닉 5는 시원스러운 공간을 강조한 모델이란 점, EV6는 달리는 맛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라는 점을 체구에서 찾을 수 있다.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두 맞수는 각각 두 개의 배터리를 쓴다. 우선 스탠다드 모델은 두 차 모두 58㎾h 배터리를 품는다. 그러나 롱레인지 모델은 용량 차이가 있다. 아이오닉 5가 72.6㎾h, EV6가 77.4㎾h다. 따라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도 EV6가 더 넉넉하다. 최고출력은 AWD 롱레인지 기준으로 아이오닉 5가 301마력, EV6가 325마력이며 최대토크는 61.7㎏‧m로 같다.


또한, EV6엔 고성능 GT 모델이 있다. 국산차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가속성능을 뽐낸다. 584마력의 최고출력을 바탕으로 0→시속 100㎞ 가속을 3.5초에 끊는다. 즉, 아이오닉 5는 넉넉한 공간을 앞세운 패밀리카, EV6는 제대로 달릴 줄 아는 패스트백 전기차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포지션을 나눴다.
※AWD 롱레인지 발진가속 성능과 공기저항계수는 공식 출시 이후에 공개할 전망이다.


두 모델의 성격 차이는 실내에서 또렷하게 드러난다. 아이오닉 5는 기어레버를 스티어링 휠 뒤쪽에 두면서 센터콘솔을 없앴다.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를 시원하게 뚫었다. 반면, EV6는 내연기관차처럼 친숙하다.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패널로 엮은 구성과 공조장치 배치, 높은 센터콘솔이 좋은 예다. 또한, 아이오닉 5는 지붕에 커다란 글라스 루프를 심은 반면 EV6는 선루프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두 차 모두 운전석과 동반석에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품었다.



EV6 뒷좌석의 다리 및 머리공간 수치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오닉 5보다 휠베이스와 차체 높이가 작다. 따라서 넉넉한 공간이 중요하다면 아이오닉 5가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트렁크 용량(VDA 기준) 역시 아이오닉 5는 531L이며 2열을 접으면 최대 1,600L까지 늘어난다. EV6는 기본 520L이며 최대 1,300L다.

다른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어떨까? 현대 투싼이 622~1,503L이며 기아 셀토스는 498~1,393L다. 즉, 아이오닉 5와 EV6의 트렁크 기본 용량은 소형 SUV와 준중형 SUV 틈새를 가로지른다. 반면, 2열 폴딩 시 최대 용량은 아이오닉 5가 우월하다. 부피가 큰 짐을 자주 싣거나 차박 캠핑을 염두에 뒀다면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다.



크게 3가지 항목으로 비교해 본 아이오닉 5와 EV6. 두 맞수는 기대 이상 성격 차이가 뚜렷하다. 주로 혼자 출퇴근용으로 타면서 장거리 주행 비중도 높은 사람, 호쾌한 가속 성능과 짜릿한 재미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EV6를 권하고 싶다. 반면, 재미보단 넉넉한 공간을 원하는 사람, 출퇴근용으로 쓰되 가족과 함께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이라면 아이오닉 5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과연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은 누가 움켜쥘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