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차트가 뭐예요?"..주린이 위해 시험적 MTS 내놓는 토스증권
"시장정보까지 뺀 것은 너무 이상적" 지적도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거대 음봉 전망. 고점 풀매도."
한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개인투자자의 글이다. 일명 '주린이'라고 불리는 주식거래 입문자 입장에서는 분명 한글로 쓰여있는데도 무슨 뜻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주식거래사이트에 나온 빨간색과 파란색 막대그래프를 열심히 들여다보지만 '하루짜리' 막대기에도 시가, 종가, 고점, 저점, 5일, 7일, 20일 등 엄청난 정보가 주르륵 뜬다. 어떤 정보를 선택해서 봐야하는지 '주린이' 눈에는 암호같이 생겼을 뿐이다. 신생 증권사 토스증권은 이같은 '주린이'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이용자환경(UI)과 '기업가치 정보제공'에 집중한 새 모바일주식거래시스템(MTS)을 지난 3일 공개했다.
기존 증권사 MTS와 비교했을 때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봉차트'(캔들차트)와 이동평균선 등이 아예 빠졌고 매수주체나 증권사 매매현황 등의 복잡한 정보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한다는 '이상론'에 집중한 나머지 거래현황 등 시장 흐름을 파악해 투자를 실행하는데는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봉차트·매수주체·매매현황 "다 뺐다"
7일 <뉴스1>이 토스증권의 새 MTS를 보다 면밀이 살펴본 결과, 주린이를 위한 '입문용 MTS' 같은 느낌을 줬다. 비유하자면 처음 피아노를 배울 때 손가락 움직임 등을 익히기 위해 배우는 초보 교재 '바이엘' 같은 느낌이다.
우선 '쉽고 간편하게 투자하기'라는 기치에 어울리게 종목에 대한 직관적인 그래픽이나 알기 쉬운 메뉴 구성 등이 특징이다.
기존 증권사의 MTS는 과거 PC기반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모바일로 옮긴 수준이어서 복잡하고 알아보기도 쉽지 않았다는 것이 이 회사의 지적이다.
박재민 토스증권 리더(대표)는 지난 3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증권사 앱의 이용자 리뷰를 보면 3점대 수준으로 '어렵다, 복잡하다, 느리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 중심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상품판매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스증권의 MTS는 자산가가 아닌 소액투자자, 투자입문자를 위한 쉽고 친절한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방점을 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존 투자자들의 시선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봉차트'(캔들차트)를 과감하게 삭제한 것이다.

봉차트는 일정 기간의 시가와 종가, 저가, 고가를 하나의 봉에 나타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가흐름을 파악하는 데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일일 거래 뿐만 아니라 주간, 월간 변동도 모두 볼 수 있도록 일봉, 주봉, 월봉 등 다양하게 구현된다.
그런데 토스증권 MTS에서는 봉차트를 볼 수 없다.
박 대표는 "투자자들이 캔들차트를 많이들 보는데, 정작 이 캔들차트에서 투자자가 어떤 정보를 얻고 있는지는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어떤 투자자는 '이 어묵꼬치같이 생긴건 무슨 의미냐'고 묻기도 했다"면서 "토스증권은 투자자들이 직관적이고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MTS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동평균선, 틱차트, 심리도, 이격도, 볼린저밴드 등의 지표도 모두 빠졌다. 기존 MTS에서는 투자자를 위한 각종 거래 지표를 수십가지씩 제공하는데, 토스증권은 이런 정보들이 주린이 입장에서 오히려 혼선만 키우고 제대로 된 주가 흐름이나 기업가치를 파악하는데는 방해가 된다고 봤다.
토스증권 MTS에서는 '기간별 추세선'만 나타난다. 해당 기업의 주가가 현재 어떤 흐름을 보여주는지만 단순하게 표현해 직관적으로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다.

◇기업가치 정보제공 집중…"너무 이상적" 우려도
외국인이나 기관, 개인 등 매수주체별 매매현황 정보도 토스증권 MTS에선 모두 빠졌다. 특정 종목에 대해 어느 증권사가 얼마나 많이 거래했는지를 보여주는 '회원사별 현황'도 볼 수 없다.
토스증권은 이런 복잡한 시장 정보들이 오히려 해당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보다 투기성 단기매매만 조성한다고 보고, 투자입문자들이 기업가치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정보 제공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토스증권 MTS는 해당 종목의 기업개요, 사업영역, 재무 공시정보 등 핵심지표를 알기 쉽게 그래픽으로 제공하는데 공을 들였다.
대신 시장의 현황은 마치 음원차트와 같이 주식거래량이나 인기검색 종목을 '톱100 차트'로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들이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거래량 등의 기준으로 상위 100개 종목을 알기쉽게 나열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토스증권이 직접 개발한 업종별분류방식인 'TICS' 체계를 통해 투자자들이 손쉽고 빠르게 관심 업종과 주식을 탐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메뉴 이름도 '매수', '매도'와 같은 전문용어 사용을 배제하고 '판매하기, 구매하기'와 같이 쉽고 친숙한 일상용어를 사용했다.
박 대표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살피는데는 시장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보다 기업 고유의 특징과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정보가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토스증권의 새로운 MTS에 대해 업계는 '지나치게 이상론에 치우친 방식'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극히 '이상적'인 관점일 뿐, 실제 거래나 투자는 기업가치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산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이상적인 '가치투자론'을 고수하기 쉽지 않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시장 정보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주식투자를 위한 각종 정보 파악이 첫 눈에는 어려워보이지만, 직접 자금을 넣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숙지하는데는 한달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주부나 노인 등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도 단기간에 차트보는 법을 배워 무리없이 사용하는데, (토스증권이 겨냥하는)'디지털 네이티브' 2030 세대에게는 오히려 풍부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과거 '토스'라는 회사가 등장하기 전 금융소비자들은 어렵고 불편하고 비싼 송금서비스를 그냥 이용했다. 하지만 토스가 등장한 이후 '송금이 이렇게 간편하고 저렴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의 대전환과 함께 송금에 대한 표준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토스증권은 기존 주식거래의 기준과 틀을 깨고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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