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물리학] 피겨 스케이팅의 미스터리,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
얼음 표면의 물 층..현대에도 미스터리

[MHN스포츠 권성준 기자] 피겨 스케이팅이나 컬링과 같은 빙상 스포츠는 얼음의 표면이 미끄럽다는 성질을 이용한 스포츠이다.
표면이 미끄럽다는 것은 마찰력이 매우 적다는 의미한다. 특히 얼음은 마찰력이 거의 없는데 사실 이 현상은 과학적으로 잘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얼음의 표면이 미끄러운 이유는 압력이 얼음의 녹는점을 낮추고 스케이트 날과의 마찰이 열을 발생하여 얼음을 녹이기 때문에 표면에 물이 발생해서 미끄럽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사실 이 설명은 완벽하지 못한다. 일단 압력을 보면 압력에 의해 녹는점이 생각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

압력에 의해 물체의 녹는점이 낮아지는 현상은 1850년 제임스 톰슨과 윌리엄 톰슨 형제가 맨 처음 주장한다. 동생 윌리엄 톰슨은 켈빈 경으로 더 유명하다.
그러나 1886년 존 졸리는 466 대기압의 고압력을 가해도 얼음의 녹는점이 겨우 섭씨 3.5도 밖에 내려가지 않음을 계산하였다. 이 현상은 영하에서도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점을 설명하지 못했다.
만약 압력이 녹는점을 낮춘다면 녹는점보다 충분히 낮은, 다시 말해 영하 3.5도 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음은 미끄럽지 않아야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1939년 제시된 생각은 마찰열이었다. 당시 실험에 의하면 금속으로 만든 스키가 나무로 만든 스키보다 마찰력이 높았다. 그래서 당시 연구자들은 마찰열이 융해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설명은 가만히 있을 때에도 얼음이 미끄럽다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했다.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가만히 서 있다면 마찰이 발생하지 않아 얼음이 녹지 않고 따라서 얼음 표면이 미끄러울 수 없다.

여기에 1988년~1997년 실행된 물과 얼음의 상전이 곡선은 이 주장을 깨트렸다. 압력이 높아지면 녹는점이 증가하는 한편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녹는점이 증가한다.
이 실험은 영하 22도 아래에선 얼음이 다른 성질의 얼음으로 상전이 되며 녹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스케이트 날의 압력을 대입하면 영하 35도 아래에서 얼음이 녹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압력과 마찰력은 얼음 표면이 미끄러운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최근 제시된 설명은 얼음은 표면에 물 층을 형성하는 성질을 가지기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놀랍게도 150년 전에 제시된 적이 있는 생각이었다.

1850년 마이클 패러데이는 두 개의 얼음 큐브를 붙이면 별도의 접착제 없이도 잘 붙는 현상을 보고 얼음의 표면에는 물로 된 층이 있어서 얼음을 붙이면 물이 얼어서 연결된다고 주장하였다.
정말로 얼음의 표면에 물 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 겨우 발견되었다. 이 물 층은 영하 70도에서도 그대로 존재한다.
물 분자는 수소 2개와 산소 1개 원자가 결합한 구조를 이루고 있고 얼음이 되면 이 분자가 육각형 구조를 이루면서 결합한다. 근데 얼음 표면에서는 이러한 결정 구조를 채다 이루지 못한 분자가 있다.

결정 구조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은 액체를 의미한다. 그래서 얼음의 표면에 물 층이 있다고 설명되며 이론적으로는 내부 얼음 분자의 진동이 표면 얼음의 진동에 영향을 미쳐 결정을 못 이루게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채 다 설명하지 못한다. 바닥에 물을 뿌려도 얼음만큼 미끄럽지 못한 현상 때문이다.
물이 고체 표면의 거친 부분을 채워서 미끄럽게 만든다면 일반 바닥에도 물을 뿌리면 미끄러워야 한다. 사실 미끄럽긴 하지만 얼음만큼 미끄럽진 못하다.

이 현상은 아직까지 완벽하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얼음 표면 위에 있는 물에 압력이 가해지면 마치 기름과 같은 점성을 가진 액체가 된다.
과학자들은 압력이 가해질 경우 얼음의 표면이 살짝 깨지고 이게 물과 섞여서 액체와 고체 중간 상태가 되어 기름과 같은 점성을 가지는 성질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서 무거운 물체가 더 잘 미끄러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이 설명이 사실인가에 관해선 확실히 밝혀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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