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페셜라이즈드 알레 스프린트 콤프

카본 VS 알루미늄, 어떤 소재로 만든 자전거가 더 빠르고 우수한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오늘날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달리는 프로 선수들의 자전거는 대부분 카본(Carbon) 소재로 만들어 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알루미늄이 열등하다는 의미일까?
지금은 흔히 말하는 ‘입문급’의 중․저가형 스포츠바이크들이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제작된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자전거 메이커들을 대표하는 최상위 모델의 프레임 중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것들이 많았고, 당시 선수들이 알루미늄 자전거를 타고 세운 기록 중엔 아직도 깨어지지 않은 것이 많다.
오늘날 카본 기술은 점차 보편화 되어 카본 프레임 로드바이크의 대중화를 이루었다. 특히 프레임 전체를 하나의 틀에서 제작하는 카본 모노코크(Monocoque) 프레임은 무게가 무척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내구성과 탄성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해서 알루미늄이 그대로 도태된 것만은 아니다. 알루미늄 합금 소재와 가공기술의 발달로 더 가볍고 강한 프레임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량생산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의 고성능 스포츠용 자전거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이러한 이유로 스페셜라이즈드를 비롯한 여러 자전거 메이커들이 다시 한 번 알루미늄 프레임의 로드바이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전거가 올해 등장했으니 바로 스페셜라이즈드의 ‘알레 스프린트(Allez Sprint)’다.



특별한 스마트 웰딩 알루미늄 프레임 - 알레 스프린트

알레 스프린트는 작년 스페셜라이즈드의 신제품 발표회인 브레이크어웨이 파티 이벤트에서 벤지 ViAS와 함께 국내에 처음 공개되었다. 기존 알루미늄 로드바이크 모델인 ‘알레(Allez)’에 공기저항을 줄인 에어로다이내믹(Aerodynamic) 콘셉트를 적용하여 레이스를 위한 더 빠른 알루미늄 바이크를 만들어냈다.
공기를 빠르게 가르는 디자인을 살펴보기 전, 먼저 알레 스프린트의 프레임에 적용된 신기술에 주목해야 한다. 알레 스프린트에 적용된 ‘달루이지오 스마트 용접 기술(D’Aluisio Smart weld Technology)’은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의 단점을 보완해줄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용접을 통해 프레임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을 이어 붙여 만든다. 그런데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은 자전거의 각 부위를 막대형태의 튜빙(tubing)을 이어 붙여 만들었는데, 하중이 집중되는 부위의 직경을 키워 프레임 강성을 높이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무게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카본과 비교해 알루미늄이 상대적으로 무거우면서도 강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스마트 용접 기술은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과는 전혀 다른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자전거의 각 부위 중 가장 큰 하중을 받게 되는 헤드튜브(Head Tube)와 바텀 브래킷(Bottom Bracket, BB) 셸을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전통적인 형태보다 훨씬 볼륨을 키우면서도 내부를 텅 비운 구조를 샌드위치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 소재는 알루미늄이지만 카본 프레임과 비슷한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또한 용접부위는 힘이 직접 전달되는 부분을 피했고 결과적으로 주행 시 라이더의 힘이 자전거로 전달될 때 프레임에 많은 부하가 걸리는 부분을 보강해 힘 전달에 유리한 ‘강성이 높은’ 프레임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동시에 프레임을 구성하는 각 부위는 하이드로포밍(Hydro Forming) 공법으로 제작되어 가벼운 무게와 튼튼한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하이드로포밍은 기존의 프레스 압력을 통해 튜빙을 구부리는 방식이 아닌, 알루미늄을 금형과 유압을 이용해 원하는 방식으로 부풀려 가공하는 최신 공법이다. 또한 튜빙의 내부는 중앙으로 갈수록 내벽이 얇아지는 버티드(Butted) 공법을 적용해 강성과 가벼운 무게를 동시에 갖추었다.



알레 스프린트 - 타막과 벤지의 우성인자를 받은 서러브레드

스페셜라이즈드의 야심작인 알레 스프린트의 특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페셜라이즈드를 대표하는 두 레이스용 로드바이크인 타막(Tarmac)과 벤지(VENGE)에 적용된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
벤지가 가진 에어로다이내믹 콘셉트는 알레 스프린트의 시트포스트와 시트 튜브에 적용되었다. 안장에서부터 BB셸까지 상하로 길게 뻗으며 이어지는 부분은 자전거가 주행할 때 가장 큰 공기저항을 받는다. 이 부분의 공기저항을 줄이면 레이스의 기록단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알레 스프린트에는 지난해 풍동실험을 통해 탄생한 화제의 에어로 바이크인 벤지 ViAS와 동일한 카본 시트포스트가 장착되었으며, 프레임의 시트튜브의 형상도 벤지와 유사하게 제작되어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킨다.
벤지에게서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물려받았다면 타막에게선 가볍고 높은 강성의 포크를 전달 받았다. 레이스용으로 개발되어 타막에 장착되는 에스웍스 팩트 카본(S-WORKS FACT carbon) 풀 모노코크포크가 알레 스프린트에 그대로 장착된다. 유연하면서도 강한 카본 포크는 노면의 요철이 만들어내는 진동과 충격을 잘 흡수한다. 라이더는 피로감을 덜 느낄뿐더러 물론 오랜 주행 시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단면이 타원형으로 제작된 포크블레이드는 자전거의 좌우 비틀림을 줄여 자전거가 옆으로 누우며 고속으로 달리는 코너링 시에도 강한 지지력을 갖는다. 또한 라이더가 자전거를 강하게 좌우로 흔들게 되는 스프린트 시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고 힘 손실 없이 자전거가 달리는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최고의 로드레이스에 활약하고 있는 두 하이엔드 모델에게서 우성인자를 물려받은 자전거가 바로 알레 스프린트 콤프다. 이것은 단순히 자전거가 빠르고 잘나간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충격흡수와 안정감으로 라이딩을 더욱 안전하게, 라이더의 출력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강성으로 라이딩은 더욱 즐겁게 해주며 라이더로 하여금 자전거 안장위에서 더욱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검증된 크리테리움 머신

알레 스프린트는 이미 지난해 미국 현지의 레이스에서 데뷔하며 검증된 로드바이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실력파 아마추어 사이클 팀인 ‘팀 마이크스 바이크(Team Mike's Bikes p/b Equator Coffees)’는 미국 크리테리움 챔피언십 시리즈 레이스중 하나인 ‘아이언 힐 트와일라이트 크리테리움(Iron Hill Twilight Criterium)’에서 알레 스프린트를 타고 출전해 6위와 21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를 두고 해외 언론에서는 ‘알루미늄 레이스바이크의 재림’, ‘알루미늄 크리테리움 머신의 탄생’과 같은 문구로 극찬하며 알레 스프린트의 화려한 데뷔전을 알렸다. 유명 브랜드들의 카본 레이스 바이크들과 경쟁하여 전혀 뒤처지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 경기였다. 스페셜라이즈드 달루이지오 스마트 웰딩 기술과 에어로다이내믹스가 접목된 최신의 알루미늄 프레임은 과연 어떤 느낌을 줄까? 그리고 크리테리움 레이스에서 증명된 알레 스프린트의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번에 라이드매거진이 시승한 모델은 소비자 가격 175만원의 ‘알레 스프린트 콤프’ 모델이다. 알레 스프린트 시리즈의 메인 모델이며 시마노 105 11단 구동와 FSA 고사머 프로(Gossamer Pro) 크랭크를 장착했다. 휠세트는 알루미늄 클린처 타입으로 액시스 2.0(AXIS 2.0)이 장착된다. 로드바이크를 처음 접는 입문자이거나 차후에 부품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라면 알레 스프린트 콤프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당장 알레 스프린트를 타고 레이스에 출전하고 싶거나 보다 가벼운 버전을 원한다면 ‘스페셜라이즈드 에디션 알레스프린트 X1’을 권한다. 두 모델의 부품 구성과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프레임의 성능은 동일하다.
알레 스프린트의 첫인상으로 먼저 외관의 매끄러운 용접부위 마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새로운 구조로 제작된 헤드튜브와 보톰 브래킷 쉘은 기존의 알루미늄 프레임 그리고 카본 프레임과도 다른 독특한 매력을 준다. 또한 보톰 브래킷 쉘의 경우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들에선 동그란 파이프에 용접되어 붙여진 앙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두터운 알레 스프린트의 보톰 브래킷 쉘은 듬직하고 튼튼해 보이는 인상을 준다. 알레 스프린트는 자전거 마니아라면 하나쯤 소장해도 좋을 것 같은 특별한 자전거라는 느낌을 준다.



알레 스프린트 시승 - 매력적인 알루미늄 로드 바이크

차가 잘 다니지 않는 교외의 널찍한 도로에 알레 스프린트를 타고 나왔다.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은 역시 핸들바를 격렬하게 흔들며 전력 질주하는 ‘스프린트’에서 어느정도의 성능을 발휘할지 여부다. 스프린터를 위한 에어로 바이크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벤지 ViAS에서 느꼈던 빠른 속도와 안정감을 알레 스프린트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


아무리 강하게 핸들바를 좌우로 흔들며 앞으로 돌진하는 상황에서도 자전거는 좌우로 비틀대지 않고 전방을 향해 곧바로 돌진해 나가는 것, 스프린터를 위한 자전거가 갖추어야 하는 필수요소다. 알레스프린트는 그 주행 감각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다. 벤지 만큼 단단하고 빠른 페달링 반응은 아니었지만 크리테리움과 같이 빠른 속도의 평지 위주 경기라면 부족함이 없을 자전거다.
하지만 순정 상태 그래도의 알레 스프린트 콤프는 페달링의 느낌 끝에 약간의 답답함이 남아있다. 알레 스프린트와 함께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더 가벼운 휠세트인 로발 SLX 23으로 교체하니 이내 더욱 경쾌한 가속감이 느껴진다. 순정으로 장착된 액시스 2.0 휠은 트레이닝용으로 적합하다. 알레 스프린트의 진짜 성능을 체감하자면 더 가볍고 반응성이 우수한 휠을 사용하길 권하고 싶다. 이왕이면 스페셜라이즈드 로발 래피드(Roval rapid)시리즈와 같이 카본 하이프로파일 림을 사용한 휠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알루미늄 프레임 특유의 단단한 승차감에서 프레임의 뒤틀림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말 그대로 ‘밟는 대로 나간다.’ 페달을 밟는 만큼 평지에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주행감은 일품이다. 또한 급격한 코너링을 공략할 때 자전거는 빠르게 코너를 따라 들어간 이후 다시 빠르게 일어난다. ‘빠르고 빈틈없는 반응’ 이라는 말로 알레 스프린트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크리테리움 레이스에서 성능이 입증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평지 위주의 레이스에서라면 카본 못지않은 순발력으로 알루미늄 에어로 바이크가 다시금 각광받지 않을까? “유행은 돌고 돈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알루미늄 레이스 바이크가 다시 등장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레 스프린트는 그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로드바이크의 빠른 속도와 경쾌한 주행감을 느끼고 싶은 라이더에게 알레 스프린트가 제격일 것이다. 카본 바이크에 비해 가격부담은 적으며 튼튼한 알루미늄 프레임의 로드바이크라면 스포츠바이크에 갓 입문하려는 라이더에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달루이지오 스마트 웰딩,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 등 최신기술로 만들어진 프레임은 성능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담았으며 가격의 부담도 적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정도면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봄, 라이딩 시즌에 로드바이크의 재미에 빠져보려면 알레 스프린트 보다 좋은 선택을 없을 것이다.



알레 스프린트 콤프 제원

프레임 : 스페셜라이즈드 E5 프리미엄 알루미늄, 달루이지오 스마트 웰드 스프린트 테크놀로지, 하이드로폼드 알루미늄 튜빙, 테이퍼드 헤드튜브, OSBB
포크 : 에스웍스 팩트 카본, 풀 모노코크, 사이즈 스페시픽 테이퍼
크랭크 : FSA 고사머 프로, BB30, compact, 52/36T
시프터 : 시마노 105
앞 디레일러 : 시마노 105
뒤 디레일러 : 시마노 105
카세트 : 시마노 105, 11-28T, 11단
체인 : KMC X11, 11-speed, 미싱링크
브레이크 : 액시스(AXIS) 1.0
타이어 : 스페셜라이즈드 에스푸아 엘리트, 60TPI, 폴딩비드, 더블 블랙벨트 프로텍션, 700x25c
휠세트 : 액시스 2.0
스템 : 스페셜라이즈드, 3D 포지드 알로이, 4볼트, 6도
핸들바 : 스페셜라이즈드, 샬로우 드롭, 알로이, 125 mm 드롭 70mm 숏리치
헤드셋 : 1-1/8" 상단, 하단 사이즈별 상이
안장 : 바디지오메트리 핏 투페 스포츠, 스틸레일, 143mm
시트포스트 : 스페셜라이즈드 벤지, 팩트 카본(Specialized Venge, FACT carbon)
사이즈 : 49cm, 52cm, 54cm, 56cm, 58cm
색상 : 라이트블루/오렌지, 블랙/화이트
가격 : 175만원



글: 문인영 기자 
사진: 정상원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