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김치 전쟁' 계속.. '원조 논란' 세계 유명 먹거리 5가지

조회수 2021. 2. 4.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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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대표하는 음식을 두고 뜨거운 설전을 벌이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김치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 왔다.

특정 음식을 두고 국가들이 '원조 싸움'을 벌인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선 다섯 가지 음식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과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여러 문제를 두고 외교적 마찰을 빚어왔지만, 가장 최근 벌어진 논쟁의 중심은 '발효된 배추'였다.

양국 간 논란은 지난해 말 중국이 '파오차이'에 대한 국제 표준을 취득하면서 불거졌다. 중국 쓰촨성에서 유래한 파오차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견해가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파오차이를 "중국이 이끄는 김치 산업의 국제적 표준"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국제표준화기구는 해당 표준이 김치가 아닌 파오차이에만 적용된다며 이 매체의 주장을 일축했고, 한국 농림부가 나서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네티즌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남미의 '뜨거운 감자'

칠레와 페루는 서로가 감자 종주국이라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주식 중 하나인 감자의 원산지는 남미다.

남미를 침략한 스페인이 유럽 대륙에 감자를 처음 들여온 시기는 1530년대인데, 당시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남미 국가들이 세워지기 전이었다.

오랜 긴장 상태를 이어온 두 이웃 나라 페루와 칠레는 서로 자신이 '감자의 고향'이라고 주장한다.

칠레 측은 예술과 과학을 최대한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왔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감자를 위한 송시'를 썼고, 칠레 농업부는 지난 2008년 "전 세계 감자의 99%가 칠레에서 재배되는 감자와 일부 유전적 연관성을 보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칠레 측 주장에 격분한 페루 당국은 자국 전문가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여기엔 모든 감자 종의 선조 격인 '솔라넘 브레비쿠알레(Solanum brevicuale)'가 페루 영토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 북쪽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주장이 실려있다.

또 칠레와 페루는 두 나라 모두에서 생산되는 유명 술 '피스코'의 이름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중동을 긴장시키는 '후머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후머스 갈등은 기네스북에서도 계속된다

병아리콩을 갈아 만든 후머스.

이를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중동 국가들은 한두 나라가 아니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벌이는 논쟁은 차원이 다르다.

두 나라 모두 후머스는 자신의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2000여 년 전의 유대교 문서들도 후머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레바논 후머스 생산업체들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2008년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후머스를 자신의 것이라고 마케팅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레바논 정부는 후머스를 레바논 것으로 인정해달라며 유럽연합에 탄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양국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유럽연합은 후머스가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전체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이후 양국의 '후머스 전쟁'의 새 격전지가 된 곳은 기네스북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가장 큰 후머스 한 접시를 놓고 기록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기록은 1만450kg로 2010년 5월 레바논 요리사들이 경신했다.

아프리카 '졸로프 라이스' 소동

졸로프 라이스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널리 사랑받는 음식이다

졸로프 라이스는 세네갈, 가나, 나이지리아, 잠비아, 시에라리온, 리베리아, 카메룬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나라마다 요리법이 다양한데 모두 자기 나라의 방식을 최고로 여기고 있다.

의견이 분분한 졸로프 라이스 요리법을 둘러싼 오해 때문에 곤경에 처한 사람도 있다.

나이지리아 문화공보부 장관 라이 모하메드는 2017년 CNN과의 인터뷰 도중 어떤 나라의 졸로프가 최고인지 묻는 말에 '세네갈'이라고 답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알고 보니 모하메드 장관은 사회자가 어떤 나라가 졸로프의 원조인지 묻는 것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었다.

졸로프 라이스는 세네갈 인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월로프족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논란은 소셜미디어까지 번졌고 결국 나이지리아의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이 나서 모하메드 장관을 두둔하고 나이지리아의 졸로프 라이스가 최고라고 공식 선언하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다.

오바마가 시작한 터키·그리스 디저트 갈등

터키 바클라바 장인들의 바클라바 애착은 남다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의도치 않게 터키와 그리스 간의 갈등을 유발한 적이 있다.

두 국가는 양 국민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의 기원을 두고 다툼을 벌여왔다. 한 예로 필로 페이스트리와 견과류, 꿀로 만든 디저트인 바클라바가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그리스 독립기념일을 맞아 백악관 만찬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요리를 담당한 그리스인 셰프 마리아 로이는 만찬 이후 오바마가 "바클라바를 아주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터키 언론들은 오바마가 바클라바를 그리스 전통 음식으로 공개 홍보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비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쌀'벌한 논쟁

인도와 파키스탄은 세계 최대 바스마티 쌀 생산국이다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파키스탄이 최근엔 쌀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이 된 건 낱알이 길고 향내가 나는 쌀인 바스마티.

유럽연합이 수입하는 바스마티 쌀의 3분의 2를 공급하는 인도는 작년 10월, 바스마티 쌀의 지리적표시를 단독 부여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즉 인도에서 생산된 바스마티만 유럽 연합에서 바스마티 쌀로 불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이탈리아 파르마 지방에서 생산된 햄에만 파르마 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유럽에 수입되는 바스마티 쌀의 3분의 1은 파키스탄에서 공급된다.

유럽연합 집행 기관은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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