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21] 게임 PD가 잘해야 할 3가지와 경계할 3가지는?

“게임 PD가 잘해야 하는 것은 경영진의 신뢰 획득과 좋은 동료를 구하는 것, 선택과 집중입니다. 하면 안되는 것은 일정의 낙관과 마이크로 컨트롤, 깨진 유리창 방치이지요. 게임의 핵심 요소를 빠르게 조합해 실제 체험해 보는 것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넷게임즈의 김용하 PD는 9일 개막한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2021’에서 ‘게임 PD가 되어 보니’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2011년부터 시작된 게임 PD의 경험을 토대로 좋은 PD가 잘해야 할 3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를 조언했다.
김 PD는 넷게임즈의 MX스튜디오에서 미소녀 게임 ‘블루아카이브’를 제작한 유명 개발자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포커스온유’ 등의 제작에 나서 미소녀 게임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1999년 판타그램에서 ‘킹덤언더파이어’의 게임 로직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이후 MMORPG ‘샤이닝로어’ 제작에도 참여했다. 2002년에는 넥슨에 합류해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에도 임했다. 넥슨에 있을 당시 2007년 NDC를 기획해서 2010년까지 참여한 이력도 있다. 이후에는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프로젝트B6’의 PD를 맡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게임 개발 경험과 PD 경력을 바탕으로 게임 PD는 경영진의 신뢰를 획득하고 좋은 동료를 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정에 낙관하거나 직접 실무를 담당하거나 직원들간의 갈등을 방치하는 것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 PD에 따르면 게임 PD는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게임의 완성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게임의 컨셉트를 구체화하고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추산하며 개발의 달성 방법까지 고안해 이를 처음 경영진에 제안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핵심 컨셉트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경영진과의 교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용에 대한 추산도 중요하며 개발 일정과 결과물 도출 관리도 중요하다.
‘경영진의 신뢰 획득’은 기업의 특성상 게임의 개발은 비용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비용이 투자될 가치가 있음을 입증해야 하고 이 때문에 약속한 개발 일정에 맞춰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비용보다 기대 수익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 프로젝트를 지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의 관점의 변화도 신경써야 한다. 프로젝트 초기와 1년, 2년 이후의 관점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김 PD는 아이덴티티게임즈 시절 새로운 경영진이 구축된 이후 신규 투자에 대한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지 못해 개인적으로는 좋은 프로토파입을 제작했음에도 개발이 중단된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프로젝트의 중단이 한번의 프레젠테이션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이미 그 전에 감점이 누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PD는 경영진의 관점을 민감하게 살피고 리스크가 없는지 만들어지는 결과가 회사 경영관점과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적극적으로 마일스톤을 수정할 필요가 있고 정기적으로 경영진을 만나 공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좋은 동료를 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시간과 다른 비용은 프로젝트의 품질에 기여하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프로젝트 초기 구성원이 중요하고 대부분은 프로젝트 끝까지 함께 한다. 실제 그는 개인 사정으로 스마일게이트를 떠났지만 제작하던 ‘포커스온유’는 잘 만들어져 시장에 출시됐다.
여기에 PD의 약점을 보완해줄 동료를 구한다면 금상첨화다. 그는 내향적인 성격 탓에 팀원 관리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고 이를 동료를 통해 해소했다고 한다.
‘선택과 집중’ 역시 좋은 PD의 역할이다. 머릿속의 게임을 실체화하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지킬까 고민하며 핵심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그가 제작한 ‘블루아카이브’도 등장 캐릭터는 많이, 근접 요소는 힘드니 총격전으로, 자동은 심심하니 직접 조작, 플레이는 전략보다는 전술 중심으로 등의 과정으로 선택이 이뤄졌다.
이는 과거 그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여러 시도와 실험에 집중하다가 품질 측면에서 큰 효과도 보지 못하고 개발 진행도 잘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선택에 결과를 PD가 책임지고 차별화된 선택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택에 대한 시도도 일정 수준까지 선을 긋고 안되면 포기하는 것도 답이라고 덧붙였다. 선택에 있어 일관적인 논리와 주관을 가지고 잘못된 선택을 했으면 빠르게 고백하고 수정하라는 조언도 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일정의 낙관’이다. ‘일정보다 늦어질 것을 고려해도 여전히 일정보다 더 걸린다’다는 호프스태터의 법칙을 소개하며 일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PD에 따르면 일정을 낙관적으로 추산하면 마감 막바지에 일이 몰리기도 하고 원래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사기도 떨어지고 다음 일정에 영향도 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일정의 경우 PM 등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마이크로 컨트롤’도 안된다고 말했다. 조직이 커질수록 게임의 방향성이 중요해져 실무를 최대한 위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실무를 담당할수록 해당 분야 담당자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또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결국 PD가 없으면 해당 분야는 제대로 업무가 진행이 안된다.
그는 “‘포커스온유’에서 보이듯 PD가 방향을 잘 잡고 위임이 잘 되어 있으면 실무는 잘 돌아가고 게임은 출시된다”라며 “한발 물러나서 전체 방향성을 살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안된다는 조언이다. 프로젝트가 1년 이상 진행되면 조직의 취약점이 조금씩 생긴다. 업무적인 문제와 달리 사람 간의 관계는 해소가 힘든 부분이 있다. 이를 초기에 조치하지 않고 넘어가면 고질적인 문제로 남게 된다. 그는 본인이 어렵다면 인사팀과 상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PD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좋았던 방법론으로 게임의 핵심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스테이지인 ‘스테이지1’을 빠르게 제작해 볼 것과 조직 내외부에 프로젝트의 개발 방향과 과정 등을 꾸준히 공유할 것을 제시했다.
좋은 ‘스테이지1’이 제작될 경우 개발자 스스로 ‘이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이런 경험이 프로젝트 진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내외부에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공유하기도 좋다.
또 주간 브리핑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왜 시작했고 무엇을 만들고 있고 어떻게 만들어갈지 꾸준히 공유하는 것은 팀웍을 다지는데 도움을 준다.
그는 “PD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시시때때로 어려움을 겪지만 게임이 개발되고 출시됐을 때 그 이상의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직무”라고 말을 맺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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