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악용된 딥페이크 기술, 피싱에 성착취물까지(종합)

[뉴스엔 박수인 기자]

'딥페이크'는 천사의 기술이 될까, 아니면 악마의 기술이 될까.

2월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나타난 ‘딥페이크’ 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본 후 이 기술을 악용한 범죄를 분석, 그 예방책을 살펴봤다.

한 딥페이크 피해자 최현주(가명) 씨는 SNS 메시지를 통해 낯선 이에게서 자신의 성관계 영상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SNS에 올린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성관계 영상을 보내며 "돈을 보내라"고 협박한 것. 해당 계정을 차단하자 합성된 영상은 유포됐다. 문제는 이러한 딥페이크 피해자가 최현주 씨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딥러닝을 활용해 사람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가짜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 IT 산업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지만 딥페이크가 가장 많이 사용된 분야는 포르노 분야라고 한다.

사용하기에 따라 누군가를 공격할 수도, 보호할 수도 있는 딥페이크. 이 기술이 바꾸어 놓을 미래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범죄 실험을 진행했다. 병원에 입원한 자녀가 부모를 속여 돈을 요구하는 피싱 사기 모의 실험을 진행한 것. 딥페이크 영상을 받은 부모들은 "자녀가 아닌 것 같다"고 의심하면서도 신용카드 사진을 바로 전송했다.

실험에 참여한 한 배우는 "영상이 오면 피싱인지 아닌지 의심을 먼저 해봐야 할 것 같다", "더 정교하게 한다면 정말로 믿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원글이 등장했다. 대체 누가 이러한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걸까.

한 인공지능 연구원 제보자는 "딥페이크 제작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한 사이트는 K-POP 아이돌과 일본 AV 배우들 영상을 합친 사이트였다. 누가 누가 딥페이크 포르노물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내느냐를 대결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제 딥페이크 피해자는 연예인에서 일반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 네덜란드 사이버 보안업체 CEO는 "사진이 올라와 있는 SNS가 이 기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피해자 신은희(가명) 씨는 "벌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피해자가 너무 많았고 '1년은 살다 나오겠지' 했다. 그런데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하고 있다며 집행유예를 받았다. 너무 억울했다. 가해자가 평소랑 똑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게 너무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한 성착취물 가해자는 제작진과 통화를 통해 "내가 직접한 게 아니고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이 그냥 돈을 준다고 해서 아무 사진이나 다 준 건데 그게 이렇게 된 거다. 큰돈은 아니었다. 몇 십만 원이었다. 저도 힘들게 지냈다. 이래저래 소문나서 돌아다니지 못하고 제 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 억울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17살이라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판매자는 "서버를 열었을 때 사람들이 많이 몰렸고 지금까지 번 돈이 50만원 정도 된다. 돈 때문에 했다. 잘못된 것을 알기는 하지만 걸리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재차 물은 제작진에게 "책임질 수 없다"고 번복했다.

지난 1월 21일부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 허위영상물 등을 반포할 시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 변호사는 "성범죄자에게 부과하는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등 디지털 성범죄가 성폭력 범죄로 들어왔기 때문에 피해자를 보호하는 여러 조치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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