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패션대기업도 예외없다 "돈 안되는 브랜드 다 접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기업뿐만 아니라 신세계인터내셔날, 롯데지에프알, 한섬 등 패션대기업까지 잇따라 브랜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와 소비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중소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해 판매 부진과 매출 하락, 여기에 오프 라인 매장의 운영비 가중 등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하면서 생존을 위해 선제적으로 비효율 브랜드 전개 중단과 오프 라인 브랜드의 온라인 전환 등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센존」에 이어 「코모도」의 중단을 결정했고, 롯데지에프알도 「훌라」에 이어 「아이그너」를 중단한다. 한섬도 슈트 브랜드 「까날리」 전개를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를 접기로 결정했다. 

또한 패션플랫폼이 데코앤이를 인수한데 이어 르샵, 카파, 성창인터패션 등은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 패션시장에서의 변동성은 그 어느 때 보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 관계자들은 “최근 비대면 거래 확대 등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살아남기 위해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고, 조직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 신세계인터내셔널, ‘코모도’ 이어 ‘센존’ 전개 중단
↑사진 = 센존 2021 봄/여름 컬렉션
신세계인터내셔널은 힐러리 정장으로 유명한 미국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 「센존」의 오프라인 사업을 브랜드 전개 23년 만에 중단한다. 

2011년 15개 백화점 매장을 운영했던 「센존」은 지난해 롯데 잠실점, 부산, 울산점, AK분당점을 폐점한데 이어 현재 현대 무역점에서 고별전을 진행 중이며 나머지 4곳도 상반기 내 완전히 철수한다.  다만 온라인 유통은 본사와 논의해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5년 상표권을 인수한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 「폴 푸아레」의 파리 법인을 정리한다고 발표했으며, 신세계톰보이의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도 지난 1월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 = '코모도' 러브 캠페인 이미지 컷
신세계인터내셔널의 계열사인 신세계톰보이에서 운영하는 남성 캐릭터 브랜드 '코모도'는 지난달 사업부를 해체하고 29개 오프라인 매장은 올 상반기 내 순차적으로 폐점하기로 했다. 

'코모도'는 1986년 성도가 선보인 1세대 남성복 브랜드로 2012년 성도를 인수한 신세계인터내셔널은 먼저 세컨 라인 '코모도 스퀘어'를 쇼핑몰 중심으로 선보이며 빠른 기간 성공 정착했다. 

2016년에 백화점 중심의 뉴욕 컨템포러리 남성복 '코모도'를 추가 런칭하며 남성복 시장을 확대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8년 세컨브랜드 '코모도스퀘어'를 '코모도' 단일 브랜드로 흡수 통합했다. 

'코모도'는 미국 뉴욕의 아티스트인 커터스쿨릭이 직접 쓴 ‘LOVE’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러브 라인을 선보여 큰 반응을 얻기도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부진이 지속되자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2018년 아동복 '톰키드'까지 중단한 신세계톰보이는 여성복 '스튜디오톰보이'만 남겨놓고 있다.
▶ 롯데지에프알, ‘훌라’ 이어 ‘아이그너’ 중단
↑사진 = 아이그너 제노베나 백
롯데의 패션전문 자회사 롯데지에프알(GFR)도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이태리 브랜드 「훌라」에 이어 「폴앤조」 「소니아리키엘」 「짐보리」 「꽁뜨와데꼬또니에」 등도 정리했다. 또 최근 독일 명품 브랜들 「아이그너」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데지에프알은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 현대 부산점의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 현대 부산점의 「아이그너」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롯데 잠실, 현대 천호, 롯데 울산, 대백플라자 매장까지 정리했다. 

또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캐시미어 브랜드 「콜롬보 노블파이버」도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 한섬, 까날리·아메리칸 이글 중단...에스카다코리아 사업 철수
↑사진 = '까날리' 광고 캠페인 이미지 컷
한섬도 지난해 여성 영캐릭터 브랜드 '세컨플로어(2nd floor)와 이태리 고급 신사복 브랜드 「까날리(Canali)」 전개를 중단한 데 이어, 최근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입 브랜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상위 명품 브랜드들은 팬데믹 기간에도 매출이 치솟은 반면 중하위권 또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실적이 하락하며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까날리는 193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출범한 고급 신사복 브랜드로, 국내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다 2015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이 전개권을 인수했고, 2017년 한섬에 인수됐다. 

한섬은 최근 몇년간 지미추, 끌로에, 벨스타프, 쿠플스, 일레븐티, 이치아더 등 10개 안팎의 수입 브랜드를 중단했으며 잡화 브랜드 덱케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사진 = '아메리칸 이글스' 광고 캠페인 이미지 컷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지난해 「빈폴스포츠」 「빈폴액세서리」의 오프라인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에스카다코리아는 직진출 22년 만인 지난해 하반기 한국에서 사업을 완전히 종료했으며 효성의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도 명품 주얼리 ‘드비어스’ 사업을 지난해 하반기 중단했다. 

스타럭스는 캐나다 슈즈 「알도」를 런칭한지 9년 만에 최근 사업을 철수했다. 지난해 캐나다 본사가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에서도 중단으로 이어졌다.
▶ 데코앤이 매각...르샵·카파·성창인터패션 등 잇따른 법정관리
↑사진 = 여성복 '데코' 광고 이미지컷
이와 함께 브랜드 M&A와 법정관리 신청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플랫폼이 데코앤이 인수를 마무리 했다. 

매각 금액은 95억원이며 이 중 57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방식으로 데코앤이가 발행하는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데코앤이의 기업회생 절차가 계속 연기되면서 패션플랫폼의 인수가 미뤄졌지만 지난 1월 12일 법정관리 인가가 나면서 패션플랫폼은 1월 15일 주식 취득을 완료했다. 

또한, 르샵을 전개 중인 현우인터내셔널은 법정관리 졸업 후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가 대금 대신 브랜드를 인수했지만 최근 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코로나를 견디지 못하고,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 = 여성복 '카파 광고 이미지컷
이태리 스포츠 브랜드 「카파」를 전개하고 있는 카파코리아도 지난 12월 진행했던 매각이 최종 무산되자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누적적자에 따른 실적 악화와 이익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에 앞서 핸드백 브랜드 「앤클라인」을 전개하는 성창인터패션과 패션 액세서리 업체인 다다씨앤씨도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패션 업체들이 코로나와 소비 침체로 실적이 계속 감소하면서 비효율 브랜드 중단과 함께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있다”며 “앞으로 생존을 위해 브랜드 중단뿐 만 아니라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조직의 규모를 축소하는 등 당분간 구조조정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패션엔 류숙희/ 허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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