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류는 얼마나 될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다. 바야흐로 ‘김장김치의 계절’이다.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지난 3년 간 전국 800종의 김치를 분석한 결과, 김장철 김치에는 ‘류코노스톡’이라는 유산균이 들어 있어 이 시기 김치가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코노스톡 유산균은 김치를 발효할 때 시원한 단맛을 내는 만니톨과 청량감을 주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김치를 더욱 맛있게 해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유산균은 11월과 12월 김장철에 담근 김치에서 봄 가을보다 최대 76%나 많이 들어있다.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유산균이 만큼 맛있는 유산균을 어떻게, 얼마나 증식시키냐에 따라 김치의 질이 달라진다. 류코노스톡 유산균은 염도가 1.5~2.5% 일 때 가장 잘 자란다. 일반인의 입맛에 조금 싱거운 듯한 느낌이 들도록 간을 하면 최고 품질의 김치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
갓 담근 김치는 영하 1~2℃인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보다 5~8℃의 저온에서 4~5일간 발효한 뒤 냉장고에 넣어야 더욱 싱싱하고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지역마다, 가정마다 담그는 방법과 종류가 다양하다. 김치의 지방색은 사실 고춧가루의 사용량과 젓갈의 종류에 따라 생겨난다. 김치의 종류는 크게 재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배추, 무, 오이는 물론 열무, 갓, 미나리, 파, 부추, 고들빼기 등 30여종의 채소로 김치를 만든다. 다음은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김치들이다.
1. 배추김치
배추김치는 소금에 절인 김치에 무채, 고춧가루, 다진마늘, 파, 젓갈 등을 넣고 버무린 속을 넣어 담그는 김치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김치의 종류다.
배추김치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백김치, 보쌈김치, 양배추김치, 씨도리김치, 얼갈이김치 등이 있으며 배추김치와 백김치가 대표적이다. 또한 궁중젓국지라는 종류도 있다. 궁중에서 담그는 통배추 김치로, 비린내가 많이 나는 멸치젓이나 갈치젓을 쓰지 않고 조기젓이나 황석어젓을 주로 쓰며 생새우나 청각 등의 해물도 함께 넣고 담근다.
김치만으로도 영양가는 충분하지만, 배추김치는 원재료의 장점도 많다. 배추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 푸른잎 부분에는 비타민C 함량이 높다. 배추에는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다. 또한 변비 예방, 다이어트, 항암에도 효과를 보인다.
2. 무김치
절인 무를 고춧가루, 다진마늘, 생강, 쪽파, 액젓 등의 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김치다.
무김치에는 깍두기, 총각김치, 숙김치, 서거리김치, 채김치, 비늘김치, 석류김치, 무청김치, 나박김치, 무말랭이김치, 무오가리김치, 비지미 등이 있으며 깍두기와 총각김치가 대표적이다.
이중 나박김치는 무를 네모나고 얄팍하게 나박나박 썰어 붙여진 이름이다. 동치미처럼 국물이 있지만 빨간 국물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서거리김치는 강원도 지방에서 주로 담가 먹는 무김치의 종류다. 무를 고춧가루에 버무리고 명태의 아가미인 서거리와 마늘, 생강, 파, 소금 등의 양념을 넣어 담근 생선 김치다.
무오가리 김치는 무를 가늘게 채썰거나 넓적하게 썰어 꼬들꼬들하게 말린 무오가리를 물에 불려 양념에 버무린 김치다. 비지미는 큼직하게 썬 무를 절인 뒤 고춧가루, 미나리 등 양념에 버무려 담그는 경상도식 깍두기다.
3. 열무김치
열무김치는 주로 봄,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김치다. 열무는 무가 작고 가늘지만 대가 굵고 푸른 잎이 많아 봄부터 여름까지 김칫거리로 많이 쓰인다. 젓갈을 넣은 뒤 국물 없이 담그거나 시원하게 국물이 있는 김치로 담근다.
열무김치를 담글 때에는 열무를 손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무는 억세고 시든 잎은 떼어내고 뿌리는 끝만 손질해서 쓴다.
4. 오이김치
오이로 만든 김치로는 오이소박이와 오이송송이, 오이깍두기, 오이지 등이 있다.
오이송송이의 이름은 궁중에서 유래됐다. 궁중에서는 깍두기를 송송이라고 부르는데, 오이를 깍두기처럼 썰어 담가 붙여진 이름이다. 오이를 네 쪽으로 갈라 썰어낸 뒤 소금에 절였다가 새우젓과 양념으로 버무린다. 숙성 기간 없이 다음날 바로 먹을 수 있다. 오이송송이를 만들 때는 씨가 없고 곧고 단단한 오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5. 고들빼기
고들빼기 김치는 깊은 맛이 나는 전라도 김치의 하나다. ‘고채’라고도 불리는 고들빼기를 뿌리째 담근다. 고들빼기의 잔뿌리를 잘라 낸 뒤 누런 잎을 떼내 씻은 후 열흘 정도 소금물에 담가 삭힌다. 멸치젓국을 만들어 고춧가루 양념과 섞어 김치를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6. 갓김치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제철을 맞는 갓은 잎은 채소로 먹고, 열매로는 겨자를 만들거나 기름을 짠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여수 돌산갓김치가 유명하다. 갓에는 푸른색과 보라색 갓이 있는데, 갓김치는 향이 더 진하고 매운 보라색 갓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동치미로 만들 때는 물이 우러나지 않는 푸른색 갓이 좋다. 전라도에선 고들빼기처럼 고춧가루와 멸치젓을 많이 넣은 별미로 통한다.
갓김치를 먹어온 역사는 길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갓김치에 대해 “갓은 대는 껍질을 벗기고 잎사귀는 연한 것으로 다듬어서 씻어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고추, 파, 마늘, 미나리를 넣고 물을 부어 익히면 다른 김치보다 아주 싱싱하고 좋다”고 기록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