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떡 비수기에는 꿀호떡을, 호떡 성수기인 겨울에는 길거리 호떡을 즐겨 먹어요. 그리고 가끔은 집에서 호떡을 직접 구워 먹기도 할 정도로 호떡에 진심인 사람이죠. 시중에 판매되는 호떡 믹스를 이용하면 상당히 간편하게 호떡을 만들 수 있지만 먹은 다음의 뒤처리 과정이 꽤 까다로워요. 기름에 튀기듯이 구워야 맛있는 호떡은 프라이팬과 주변에 튄 기름때가 가장 큰 골칫거리이기 때문.

하지만 우리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니까요. 그래서 보다 편리하게 호떡을 구워 먹고 싶어, 편법을 써봤어요. 와플 메이커를 이용해 꿀 호떡을 인정사정없이 눌러보는 것! 크로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눌려 구운 다음, 갖가지 토핑을 올려 먹는 '크로플'과 비슷한 느낌을 내보고자 도전해 본 호떡 와플! 세 가지 버전으로 준비해봤어요.

심플하게 호떡만 구워 본 결과를 한 줄로 평가해보자면 "겉바속촉의 대명사"다. 호떡 속의 달콤한 꿀이 흐르는 느낌은 아니지만, 따뜻하게 데워진 덕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죠. 시나몬 파우더가 있다면 함께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 다만 특유의 파삭거리는 식감이 강해, 호떡을 구울 때 버터를 추가하면 좋겠어요.

* 집에 호떡 메이커가 있다면 한 번쯤 도전은 추천, BUT 두 번은 귀찮을 것 같다.

아이스 호떡 와플은 아이스크림 와플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구운 호떡 와플에 깔끔한 맛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것! 그리고 약간의 달콤함을 더하고자 블루베리 잼을 올린 다음, 함께 썰어 먹어본 결과는...?

누가 좀 팔아주면 안 되나요…

이미 맛이 보장된 시판 제품을 모조리 합쳐 놓았기에 맛이 없을 수 없는, 아니 없어서는 안 되는 조합. 그렇기에 상당히 기대했던 건 사실이에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꿀 호떡에 잘 녹아들어요. 그리고 여기에 블루베리 잼을 얹은 게 신의 한 수! 달달함의 극치인 맛이라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어도 꿀 조합을 선보일 것 같더라고요.

* 살짝 태우듯이 구워 바삭함을 살린 꿀 호떡에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일주일에 한 번씩 먹고 싶은 맛!

치즈는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천하무적의 식재료. (물론 치즈를 좋아한다고 가정한다면) 치즈피자, 치즈 라면, 치즈 케이크 등등 늘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던 녀석. 하지만 이번 결과는 꽤 비참했어요. 치즈 특유의 느끼한 향이 달달한 꿀 호떡과 함께하니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한입 먹은 후부터는 손길이 가지 않았어요.

맥주와 함께 먹어보는 것도 도전해봤지만, 약간의 무리수가 느껴지는 맛이었죠. 퓨전 호떡 요리와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호O에서 선보이는 베이컨 치즈 호떡을 생각했었는데 느끼한 모짜렐라 치즈가 아닌, 크림치즈를 사용해야 단짠의 미(美)가 더 돋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 치즈의 배신, 맥주로도 치유가 불가했다.

사진·편집 = 김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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