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같은 다가구주택 묵동 스키니
8가구로 구성된 묵동 다가구주택은 20~30대의 독립한 1인 내지 2~3인이 거주할 수 있는 스튜디오형과 침실이 구분된 주거형태를 갖는다. 잠시 머물다 가는 집이라도 사는 동안은 내 집 같기를 기대했다.
글 조병규(투닷건축사사무소 대표) | 사진 박건주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중랑구 묵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67.30㎡(50.61평)
건축면적 100.20㎡(30.31평)
건폐율 59.89%
연면적 282.24㎡(85.38평)
1층 49.88㎡(15.1평)
2층 100.20㎡(30.3평)
3층 80.22㎡(24.3평)
4층 51.94㎡(15.7평)
용적률 168.7%
설계기간 2019년 1월 ~ 6월
공사기간 2019년 6월 ~ 12월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조병규·모승민 소장)
시공 마루디자인건설
건축비용(시공면적 기준) 3.3㎡당 57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STO, 컬러강판
내부마감 천장 - 천장지
벽 - 벽지
바닥 - 강마루
계단실 디딤판 - 나왕집성목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2종1호 T.220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2종1호 T.135
창호 3중유리 PVC 시스템창호
조명 LED 원형 매입등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서울 중랑구 묵동의 대지에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마당과 반지하, 2층 규모의 오래된 주택, 이 집과 수명을 같이 한 나무 한그루가 심겨져있다. 요즘의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란 개념이 없던 시절 집주인이 남는 방에 세입자를 들이면서 서서히 다가구주택으로 변모했는데 셋방살이에서 진화해 출입구가 따로 나고 욕실이나 주방이 딸린 형태의 초기 다가구주택 모습이 옆집과 근처의 다른 집들에서도 볼 수 있다.
주차장법이 정비되고 용적률이 늘어나면서 마당은 없어지고 집은 적층되어 동네에 들어선다. 그러면서 대문에 들어서면 마당으로 이어지던 집들의 풍경은 찾기 어려워진다. 더 많은 가구 수와 필로티 구조의 주차장으로 채워지면서 동네의 모습이 비슷비슷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에 있던 주택을 철거하고 나니 비워진 대지주변으로 이웃하는 담장과 셋방들이 들어온다. 낡고 오래된 삶의 흔적들이 보이는 것이 이웃들에겐 불편함으로 자리할 것이다. 담장은 셋방 사는 이들의 울타리 같은 보호 장치역할을 했나보다.
8가구로 구성된 묵동 다가구주택은 20~30대의 독립한 1인 내지 2~3인이 거주할 수 있는 스튜디오형과 침실이 구분된 주거형태를 갖는다.
2층에 4가구, 3~4층과 다락을 포함한 복층 형식의 4가구가 각각의 층에 자리한다. 복층 구성은 작은 면적 내에서 2~3인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며, 동시에 엘리베이터를 배제하기 위함이다.
이곳에 거주할 가구들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소득수준이나 직업, 라이프스타일은 더욱 알 수 없다. 대부분의 1인가구들이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의 주거에 임대료와 교통을 이유로 입주를 결정하지만 근처에 새 집이 들어서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결혼을 하거나 임대 조건의 변화로 세입자들은 들고 나간다.
원룸 형태의 집들이 머물다 가는 집의 개념으로 자리하다가는 동네의 모습도 삭막해지지 않을까. 대지의 상황과 주차장의 규모로 집의 크기가 결정되지만 가구 수를 늘리기보다는 거주자의 환경을 고려하여 적정한 단위주택의 크기를 가늠해야 했다.
도로에 면한 대지의 폭이 협소하고 양 옆으로 이웃한 집들의 관계가 채광이나 환기를 위한 창에 영향을 준다. 남북으로 열린 방향으로는 채광을 위한 창이 나고 측면으로는 환기를 위한 창이 분리되어 설치된다.
잠시 머물다 가는 집이라도 사는 동안은 내 집 같기를 기대했다. 내 집으로 들어서는 현관이 주차장에 떠밀려 구석으로 몰리는 것은 지양했다. 번듯한 계단을 통해 내 집에 들어서고 집 안에는 작은 뜰도 있는, 단독주택 같은 다가구이기를 기대해 본다.
건축가로서의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를 발휘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2014년에 시작해 봉구네, 자경채, 삼 남매집, 중정삼대, 바라봄, 밭은집, 숨집, 휴가 등의 주택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소형 공동주택의 정체성 찾기와 거주자와 건축주가 함께 만족스러운 집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양수리로 터를 옮겨 조병규, 모승민 두 건축가의 집 ‘모조’를 짓고, 직주 근접을 실현하며 함께 투닷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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