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밝히는 YZF-R3 디자인 스토리
모터사이클이 새롭게 출시되어 소비자들이 접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많은 과정들이 있겠지만 그 중 개발자의 제작의도를 알고 모터사이클을 접하는 것도 신모델을 제대로 아는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2015년 새롭게 출시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야마하의 쿼터급 바이크 YZF-R3는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아마 R3의 출시 배경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R3의 출시 배경을 알기 위해 먼저 YZF-R25 얘기를 해야 한다. R25와 R3는 같은 디자인으로 배기량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차종으로 봐도 손색없다.
YZF-R25 개발 프로젝트 리더인 토시야마 미야베는 아시아 모터사이클 차체 설계 프로젝트 수석을 담당 한 후, XJ6와 FZ8 등 스포츠 모델을 개발했고 유럽지역과 아시아지역 시장의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R25는 미야 베가 프로젝트 리더로 참여해 개발한 첫 번째 모델이다.
YZF-R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쌍둥이 형제 YZF-R3와 R25
YZF-R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쌍둥이 형제 YZF-R3와 R25
R25는 야마하가 프리미엄 소형 스포츠 바이크 생산에 있어 오랜 시간의 연구 끝에 개발 한 250cc 저배기량 스포츠 모델이다. 이전의 YZF-R125는 250cc급과 배기량 면에서 경쟁이 힘들었고 가격 경쟁력에도 뒤쳐졌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해 만들어진 R25는 초보자들이 레이스 기반 바이크를 접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바로 빅 바이크를 운행할 수 도 있지만 저배기량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스포츠 바이크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YZF-R1을 시작으로 R6, R25와 R3로 이어지는 YZF-R시리즈는 이미 야마하 스포츠 모델의 대명사가 되었다. R마크를 달고 나온 R25는 249cc 수랭 병렬 2기통 4밸브 엔진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점이 생겼다. 입문이 쉬운 반면 R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스포츠성이 다른 모델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250cc의 엔진으로 스포츠성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 바이크다운 모습으로 새롭게 나타난 YZF-R3
스포츠 바이크다운 모습으로 새롭게 나타난 YZF-R3
기존 R25의 단점을 보완한 R3는 R25의 엔진에 변화를 주었다. 321cc 수랭 병렬 2기통 4밸브 엔진으로 최대출력 10750rpm에서 42마력, 최대토크 9000rpm에서 3.0kgm의 힘을 발휘한다. R25에 비해 출력에서 6마력을 더 높이고 ABS를 기본 장착하여 저배기량이지만 스포츠성을 느끼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엔진뿐만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레임은 R25와 R3가 같다. R25가 개발될 당시 야마하는 이전 250cc 스포츠 모델 라인업이 없었다. 기본 뼈대가 되는 모델이 없기 때문에 개발 초기 단계에서 라이더의 의견과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R25의 가볍고 슬림한 프레임이 완성되었다. 2기통 엔진의 특성을 살려야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캐스팅 프레임을 사용하여 무게를 줄였다.
프레임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하게 여긴 것이 바로 무게였기 때문에 프레임의 모양을 트러스 구조로 설계해 폭을 줄였다. R25에서 250cc 엔진의 단점을 가벼운 무게로 커버하려한 것이다. 하지만 배기량을 늘리고 출력수를 높인 R3는 기존 R25와 같은 가벼운 프레임을 사용했기 때문에 스포츠성을 높이는데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또한 프레임이 트러스 구조로 설계되어 강성을 높이는 동시에 적당한 탄력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탈 수 있는 스포츠 바이크
어떤 상황에서도 탈 수 있는 스포츠 바이크
단지 R3를 스포츠바이크로만 봐서는 안 된다. 물론 스포츠성도 동급 바이크에 비해 뒤처지진 않지만 출퇴근용으로 충분히 매력을 어필하고 북미, 유럽지역에서는 통학용으로도 쓰인다. 데일리 바이크로써 활용이 가능한 R3는 기존 R시리즈와는 달리 상체가 상당히 일어서는 편안한 Foresight 스타일의 라이딩 포지션을 가졌기 때문이다.
R-DNA를 갖고 태어난 YZF-R3
R3의 디자인 콘셉트는 야마하 스포츠 바이크의 대명사인 YZF-R시리즈의 R-DNA를 계승하고 모두가 스포츠 모델임을 한눈에 알아볼만한 디자인이다. 2014년 밀라노 모터쇼에서 발표한 신형 YZF-R1을 연상케 한다. R1과 R6에서 채용 한 헤드라이트와 사이드 카울을 답습한 R3는 보는 각도에 따라 헤드라이트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히든 아이’ 헤드라이트로 R-DNA를 뽐낸다.
R3 디자인은 지금까지 쌓아온 R시리즈의 R-DNA와 신형 YZF-R1에 새롭게 들어간 R-DNA가 절묘하게 섞여있는 모습이다. 또한 데일리 바이크와 스포츠 바이크라는 상반된 개념을 결합시키기 위해 연료 탱크 윗면을 높여 상대적으로 높은 핸들바의 위치를 높지 않게 보이게 한다. 또한 프론트 카울을 짧게 만들고 나머지는 스크린으로 덮어 높은 핸들바의 조향각도를 확보했다. 실제 라이딩 포지션은 F에 속하지만 외관을 봤을 때 R 포지션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편안하고 간편한 포지션이지만, 스포츠성 짙은 스타일링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앞 타이어에 하중이 쏠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매스 포워드 사이드 카울 디자인과 바이크 후미 부분을 날렵하게 높였기 때문이다. 블루, 레드, 블랙의 야마하 스포츠 특유의 색상 또한 야마하 스포츠 바이크의 계보를 잇는다.
개발자 토시마사 미야 베가 의도한 제작 의도는 바로 접근성이다. 모터사이클 주행에 있어 초보자든 베테랑이든, 북미, 유럽, 아시아 어느 곳에서든 모든 사람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바이크를 만드는 것이다. 모터사이클 자체 스펙만으로 경쟁사의 기종을 이기는 것 뿐 아니라 직접 타고 느끼는 모든 것에서 위에 서고 싶다는 미야 베의 의도는 YZF-R3가 세간에서 호평 받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야마하 브랜드 슬로건인 ‘Revs your Heart'에서 Rev란 엔진 회전수가 올라갈 때 느끼는 흥분감과 희열이다. 스포츠성과 편안함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가 합쳐져 만들어진 YZF-R3로 야마하가 추구하는 Rev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글: 최권영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