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버추얼 미디어 데이(VMD)’에서 카누(Canoo)가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을 공개했다. 카누의 다목적 플랫폼을 품은 세 번째 모델이다. 조약돌같은 외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살린 뛰어난 공간 활용성이 특징이다.
카누는 지난 2017년 설립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다. 지난해 2월에는 현대차와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공동 개발을 약속하기도 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전기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평평한 형태로 빚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차체를 올리는 구조를 말한다. 플랫폼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확 줄여 실내 공간과 개발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77×1,980×1,920㎜. 의외로 차체 길이가 짧고, 너비는 쌍용 렉스턴 스포츠(1,950㎜)와 비슷하다. 그런데 높이는 현대 스타렉스(1,935㎜)정도로 높아, 앞에서 본 모습이 정사각형에 가깝다. 휠베이스는 2,850㎜. 최근 GMC나 리비안, 테슬라가 선보이고 있는 전기 픽업트럭과 비교하면 꽤 작은 체구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다. 전기 픽업트럭만의 독특하고 실용적인 짐 공간을 자랑한다. 먼저 트렁크 바닥 길이를 1,817㎜→2,600㎜로 늘릴 수 있다. 4×8피트(1,220×2,440㎜) 규격의 합판을 여유롭게 넣기 위한 설계다. 트렁크를 연장한 채 도로를 달리도록, 양문형 테일 게이트 단면에도 리어램프를 넣었다.
트렁크 벽에는 모듈식 휠 초크(Wheel Chock)를 달았다. 자전거나 사다리 등을 기다란 짐을 고정하는 용도다. 바닥에 뚫은 홈을 따라 칸막이를 세우면 작은 짐을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다. 최대 적재 용량은 약 816㎏.





앞머리에 엔진이 없다는 특징도 활용했다. 테슬라 모델 3처럼 프렁크(Front+Trunk)가 있는데, 커버를 내리면 작업용 선반이 된다. 다양한 전동 공구를 연결할 110V 콘센트까지 넣었다. 적재함 양 옆 패널도 2단으로 펼칠 수 있고, 그 아래로 적재함에 쉽게 드나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발판은 구급상자나 노트북을 넣는 수납 공간 역할도 함께한다. 또한, 별도의 지붕을 씌우면 캠핑카로 변신하기도 한다.

앞뒤 차축에는 전기 모터를 하나씩 얹었다. 최고출력 608마력, 최대토크 76.1㎏·m의 막강한 힘을 뿜는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322㎞로 예상하고 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 시스템은 모두 물리적 연결이 없는 전자식이다. 운전대와 앞바퀴를 잇는 축이 없어 다른 트럭보다 운전석 공간이 널찍하다.
한편, 카누의 전기 픽업트럭은 오는 2분기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다. 고객 인도는 2023년부터 시작한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카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