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찰로 불만" 내장사 불 지른 50대 승려..어떻게 들어왔나

이정민 기자 2021. 3. 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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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으면 떠났으면 될 것인데."

7일 오전 전북 정읍시 내장사에서 만난 한 스님이 잿더미가 된 대웅전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이 스님은 "A씨가 과거 내장사 모 스님과 인연이 닿아 머물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생활은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 서로 안 맞고 마찰을 빚었으면 자신이 떠났으면 될 일인데, 참"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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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모 승려와 인연으로 머물게 된듯" 추측
사찰 입산 특별한 절차 등은 없어..'인연' 중시
© 뉴스1

(전주=뉴스1) 이정민 기자 = “절이 싫으면 떠났으면 될 것인데….”

7일 오전 전북 정읍시 내장사에서 만난 한 스님이 잿더미가 된 대웅전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천년고찰 내장사 대웅전은 지난 5일 밤 이곳에서 생활하던 승려 A씨(53)의 방화로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이 스님은 “A씨가 과거 내장사 모 스님과 인연이 닿아 머물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생활은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 서로 안 맞고 마찰을 빚었으면 자신이 떠났으면 될 일인데, 참…”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경찰과 내장사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1월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입산했다.

내장사는 A씨를 포함해 10여명의 승려가 생활했는데, A씨는 종종 이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피어난 불만과 앙심이 A씨 범행의 계기가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내장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A씨는 대한불교조계종파 승려로 전해졌다.

조계종은 지방에 25교구 본사가 있고, 본사 밑에 말사를 거느린다. 내장사는 교구본사 중 하나인 선운사의 말사(본사에 딸린 작은 절)다.

조계종 승려라면 본사와 말사 등 자신이 원하는 사찰에서 얼마든지 머물 수 있다고 불교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이 지난 5일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가운데 한 부녀가 잿더미로 변한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다. 2021.3.6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수행 등을 위해 사찰에 장기간 머물게 되는 경우 대개는 서로 간 ‘인연’을 통해 결정된다. 불교에서 주창하는 인연법에 근거한 것이다.

선운사 관계자는 “사찰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찾아오는데, 수행승 등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며 “그러나 함께 생활해야 하는 만큼 내부에서 추천을 받거나 과거의 인연을 통해 받아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는 과거에 같이 불경을 공부했다거나 수행 등 인연을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 등을 보고 결정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A씨가 내장사에 들어오게 된 배경이나 관계자들과의 불화 등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내장사 안팎에서는 정처 없이 떠돌던 A씨가 내장사에서 생활을 희망했고, 내장사 모 스님과의 연을 통해 정착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전날 사과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내고 “종단과 긴밀히 협조해 사건의 구체적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이날 오후 열린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이 지난 5일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가운데 한 스님이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다. 2021.3.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ljm19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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